지난 9.12 강진 이후 경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물론 문화재에 대해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보상과 복구 작업이 한 창 진행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제조업체에서도 큰 피해를 입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경주지역 제조업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들은 안으로는 지진 피해와 바깥으로는 지난 2004년 이후 12년 만의 현대자동차 전면파업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의 고통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정도이다. 이번 파업으로 인해 현대자동차 측은 10만 1천400여 대, 약 3조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손해액은 고스란히 협력업체들이 떠안게 된다. 자동차 제조 방식이 원청사와 부품업체들의 생산라인이 연동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원청사 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은 공장을 가동하지 않더라도 유지비 및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평소처럼 지출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협력업체들의 경영사정이 어려워지고 생산과정에 차질이 생겨 납품 및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또한 납기 문제와 부품의 결함은 완성차의 품질 하락과 직결될 것이며 이는 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 및 신뢰도 저하로 연결된다. 이미 한국 자동차 누적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인도에 뒤져 세계 6위로 떨어졌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조만간 멕시코에도 추월당할 처지에 놓여있다. 또한 반복된 파업은 결국 회사 경영진들에게 해외 생산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이는 결국 국내 일자리 감소 등과 같은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재 지역의 2, 3차 협력업체들의 상당수가 파업 장기화 시 휴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임금 손실 등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실정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역의 현대자동차 협력사들은 하루라도 빨리 현대차 파업을 철회하고 생산 현장으로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앙정부와 지역 정치권, 또 지자체의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고 관심하나 없는 점이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