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2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 국정철학 공유 워크숍'을 경주에서 개최했다.  당초 다른 도시에서 열리기로 했던 워크숍을 경주로 바꾼 이유는 간단하다.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주를 위해 정부가 솔선해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행자부는 전국의 부단체장들에게 가능하면 경주에서 식사도 하고 머물러 주기를 권유하기도 했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주가 '지진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힘들어할 때 정부가 나서서 바람막이가 돼 줘야 한다. 더 많은 행사를 경주에 유치하고 더 많은 축제를 경주에서 열어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경주가 위험한 도시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시점에 잘못된 인식이라고 정부가 나서서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예산을 풀어 피해복구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발길이 경주로 향하던 발길을 돌린 국민들에게 다시 경주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다. 지난 주말 다시 강진이 올 것이라는 괴담이 떠돌 때 김관용 경북지사는 진앙지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룻밤을 묵었다. 이 또한 박수 칠 일이다. 목민관이 해야 할 덕목을 솔선수범한 것이다. 위기에 닿아 허둥지둥하는 백성들을 달래고 이끄는 일은 목민관이 할 일이다. 대한민국의 발자취에 경주가 기여한 일이 얼마나 큰데 단 한 번의 지진으로 외면해 버리는 국민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은 분함으로 가득 찼다.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가 그 고통을 안아야 한다는 것은 서운하고 억울한 일이다. 그럴 때 정부가 나서고 도지사가 나서고 시장이 동분서주한다면 이 어려움을 길게 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곧 우리나라 대표 축제인 신라문화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 국민들이 얼마나 호응해 줄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들의 의식이 성숙하다면 경주시민들의 어려움을 십시일반 돕기 위해 경주를 찾을 것이고 그 기회로 경주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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