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학교 급식에 애벌레가 나온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요?" "학부모 제보로 알았습니다."  "그런 사실을 신문사에 알리고 제보한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기사를 쓴 기자는 교감실로 오세요." 교감 선생님의 난데없는 질문에 한순간 멍하게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지난달 27일 경주 모여고 급식에서 애벌레가 나온 사건이 있었다. 학교 급식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자체가 심각하지만 사실 여부가 궁금해 현장에 가서 학생들을 만나고 제보한 학부모를 만났다. 학부모들은 이미 학생들로 부터 급식에 애벌레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학교에서도 일부 시인한 상황이었다. 만약 잘못된 기사가 나가면 학교 명예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생각에 충분하게 알아보고 기사를 출고했다. 기사가 나가고 제보한 학부모와 학생, 기사를 쓴 담당 기자가 같이 학교에 들어오라는 교감 선생님의 말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교감 선생님 말대로 학부모와 학생을 동행해 학교에 갔다면 어쩌면 앞으로 그 학생은 학교생활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립학교 교감 선생님의 생각이 이 정도 인데 교장과 선생님들 생각도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과 이미 그 학생은 학교에 미운 털이 박힌 체 학교생활을 마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주교육지원청에 이런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교감이 너무했다'는 말뿐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없었다. 우리 학창시절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밝지 못한다는 것을 머릿속에 상기시키고 늘 조심해서 생활했는데 요즘 학생들이 존경할 선생이 없다는 말을 너무나 쉽게 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아이들의 심정과 이 아이들이 말하는 뜻이 무엇인지 조금 이해가 된다. 경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자리만 지키고 있는 분인가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학교에 달려가 문제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신라문화제로 바쁜 것인지 지진 피해 복구로 바쁜지 확인은 안 되고 있으나 이런 자세로 그동안 교육에 몸담았다고 말할 수 있나. 경주교육지원청에서는 관내 행사가 많아 이런 사건은 챙길 여력이 없다면 도교육청에서는 뭐 하나, 일선 학교가 이런 실태인 것을 알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서산에 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교육계 근무했다며 퇴직 기념으로 받은 훈·포장이 무척 자랑스럽겠다. 30년 후 졸업한 제자들이 그때 우리 선생님은 자랑스럽고 존경하고 싶다는 말이 훈·포장보다 더 소중한 것을 아직도 경주교육지원청과 경북도교육청에 있는 장학사와 교육장과 교육감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교단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직업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