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나 나라의 인사관리에 있어 잘하는 인사보다 잘못하는 '인사'를 안 하는 것이 요체이다. 잘못하는 인사는 주로 '문제인력'을 기용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 문제인력은 이미 '장자'(莊子)에서 '무리를 해치는 말(馬)'에 비유되어 '해군지마'(害群之馬) 또는 '해마'(害馬)라고 불려왔다. 해마가 초원의 질서를 파괴하듯 인간 해마는 가문에서부터 국가사회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 차원에서 해를 끼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이 해마를 잘 다스리는 것이 인사의 기본이고 이를 잘 해야 유기체로서의 인간조직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마는 어떤 말(馬)인가, 어떻게 식별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먼저, 어떤 말이 '해마'인가? 게으르거나 약한 말인가, 부도덕하거나 질서 깨는 말인가, 싸움질 하거나 난폭한 말인가? 천하에 사나운 말도 임자를 만나면 천하의 명마가 될 수 있다. 무섭게 날뛰던 용마(龍馬)가 항우의 '오추마'되어 최후까지 같이했고, 미친 듯이 설치던 알렉산더의 명마 '부케팔로스'(Bucephalos)는 평생 주인을 모시다가 전사했다. '부도덕'한 말, '배신하는 말', '질서 깨는' 말이 해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난폭하고 사나운, 문제 있어 보이는 말이 진정 해마인지 명마인지는 그 주인 될 자격 있는 자만이 알 수 있다.  임용 후보자들 중에서 해마를 식별해 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철저한 '사전 검증(vetting process)'이다. 역사를 보고 현재를 재단(裁斷)하듯이 인물의 행적을 보고 그 됨됨이를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경력이나 전문성보다 '도덕성'과 '준법성'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 오늘날 인물 채용에 있어 포괄적 배경조사(full field background check)가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둘째, '면접 강화'이다. 이는 현재의 모습을 보고 앞으로의 긍정적·부정적 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 요소'를 더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 오늘날 면접 절차가 다층화 되고 인사청문회가 시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셋째, '시보(試補) 임용'을 통한 관찰(probation)의 실질화이다. 사전 검증이나 면접을 면밀히 하더라도 현실적인 시간과 정보 수집의 제약 등으로 인해 완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시보기간 동안 개인의 실제 활동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방법 중 마지막의 '시보임용 실질화'는 매우 중요하다. 상당 기간 관찰하면 아무리 위선에 능한 해마도 한번 정도는 속성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다만 실제 시보제도가 온정주의와 관대화(leniency) 경향을 벗어나 본래 의 원칙대로 얼마나 잘 운영되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시보 적용을 할 수 없는 직위에 대해서는 소용이 없다. 끝으로, 이들 방법으로도 해마를 식별하지 못할 수가 있고 또 임명 시에 문제없다가 그 후에 해마가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재직자 중 해마를 찾아내는 방법과 발견했을 때 조치하는 방안은 있는가? 처음 들일 때 가려내지 못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기도 어려운 격이 된다. 그러나 어렵지만 길은 있다. 조직 내 해마를 찾아내는 수단으로 '다면평가'(360도 평가), 복무 평정 등 몇 가지가 있다. 그리고 발견된 해마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처리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여기서 리더의 용기와 결단과 고뇌하는 리더십이 긴요해지는 것이다. 처리절차는 '당사자 계약'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격리·교육-평가·처리'에 관해 미리 합의에 의해 설정해 두어야 한다. 그러나 해마의 식별과 처리에 특효적인 '실용지침'(field manual)은 없다. 목동이 들을 살피듯 항상 통찰해야 하고 때로는 인내도 필요하다. 해마를 명마로 명마를 해마로 착오하는 우를 범하면 관리자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주로 임명직 영역의 해마 처리에 관한 것이다. 해마가 설치는 들판은 여기뿐이 아니다. 해마인지 명마인지도 알 수 없는 말들이 뽑혀 편 갈라 싸움질 하는 들판도 있다. 세상을 더럽히고 시끄럽게 하는 해마도 있다. 뻔히 보이지만 당장 어쩔 수 없는 해마도 있다. 다수에 의해 키워진 해마, 대중이 잘 모르고 칼 쥐어준 해마도 있다. 이들은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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