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주시장이 경주를 '골든 시티'라고 명명하며 새로운 브랜드 창출을 선언했다. 경주가 '골든시티'라는 사실은 경주시민들도 생소한 가치일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 어디를 가도 고대국가에 금장식을 신라만큼 화려하게 활용했던 나라는 없다는 점을 금방 알게 된다. 중국이나 유럽의 역사박물관을 샅샅이 둘러봐도 우리의 신라만큼 황금문화를 이룬 나라는 드물다. 신라가 '골든시티'라는 사실은 고대 실크로드 교역사에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이븐 코르다드베라는 페르시아의 지리학자가 AD 846년에 쓴 지리서에는 "중국의 가장 끝 지점인 광쑤 근처에 많은 산과 많은 왕들이 있는데 그곳에는 금이 많다. 이슬람인 중에 그곳에 정착한 이도 있는데 살기가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븐 나딤이 쓴 '세계 각 나라의 목록'에는 "중국에 '신라'라고 부르는 땅이 있다. 신라는 가장 아름답고 부유한 나라다. 그곳에는 금이 아주 많다"라고 썼다. 마르위지가 쓴 '동물의 자연적 번성'에는 "중국 영토의 가장 끝에 신라라는 땅이 있다. 무슬림이나 어느 이방인이든 그곳에 가면 정착하고 결코 떠나지 않는다. 유쾌하고 살기에 좋기 때문이다. 많은 금이 거기에서 발견된다"라고 했다. 지난 2013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신라특별전의 제목은 '황금의 나라 신라'였다. 거기에 전시된 신라의 황금문화는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광객들을 열광하게 했다. 한반도의 고대국가가 얼마나 화려한 황금문화를 가졌었는지 경악했다. 이 같은 사실은 경주의 중요한 브랜드 콘텐츠다. 그동안 엉뚱한 곳에서 경주의 활로를 찾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최 시장의 상상력은 어쩌면 경주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을 가져오게 하는 계기를 만들지도 모른다. 우리가 가진 자산을 스스로 깨닫지 못한 우둔함을 일깨워 이제 세계에 알려야 할 때다. '골든시티 경주'는 지금 우리가 만들고 키워나가야 할 중요한 키워드임에 틀림없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