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2007년 UN의 '북한인권결의안' 결정에 한국정부가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고 기권을 결정했다는 것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 회고록에는 당시 외교부 장관인 자신이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는데도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신이 주재한 회의에서 북한의 의견을 물어서 결정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결국 북한의 뜻에 따라 UN에서 기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 회의에는 노무현 참여정권의 실세들인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 송민순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되어 있다. 북한 인민들의 '인권신장'을 위한 유엔의 '결의안'을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는 북한의 처분을 따르는 '꼭두각시'밖에 되지 않는다. 대통령 입후보를 선언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주도했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로 부상한 것이다. 지금 우리의 국가 안보는 위기에 처해 있다. 북한이 핵개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곳곳에 숨어 있는 '종북' 세력들이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햇볕정책의 지원으로 남한의 자금이 북한에 들어가 핵개발과 핵탄두 장거리 미사일의 자금이 되어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겨누고 있다. 송민순 회고록에 나오는 UN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인민들의 인권신장을 위한 것이다. 이 UN결의안은 계급주의 사상의 독재를 반대하고 '인간성 옹호'를 표방한 '김동리의 휴머니즘'과 통한다. 김동리는 한국문단에서 순수문학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순수문학론은 1939년 유진오(兪鎭午)와의 세대 논쟁 '순수의의'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광복 후 '순수문학의 진의(眞意)', '민족문학론', '독과(毒瓜)문학의 본질', 등 순수문학 옹호의 글을 발표하여 좌경문인들의 '계급문학이론'을 비판했다. '순수문학'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문학정신의 본령정계의 문학이다. 문학정신의 본령이란 무론 인간성옹호에 있다. 우리가 목적하는 민족문학이 세계문학의 일환으로서의 민족문학인 것처럼 우리의 민족정신이란 것도 세계사적 휴머니즘의 일환인 민족단위의 휴머니즘으로서 규정될 것이며, 이러한 민족단위의 휴머니즘을 세계사적 각 도에서 내포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순수문학의 문학정신인 것이다. (김동리의 '순수문학의 진의') 이러한 그의 문학관은 1978년 9월 태창문화사가 초청한 그의 문학강연에서 한국의 문학방향, 특히 소설문학의 방향설정을 언급하면서 일부 리얼리즘 비평그룹의 작업을 사회주의 리얼리즘 쪽으로 기울어진다고 비판했다. 문학의 사회성을 공박한 그의 주장은 참다운 문학은 인생의 근본문제와 구경적인 생명의 추구에 관심을 가진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하며, 사회성은 하나의 배경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편의 문학이냐'와 '문학의 무기화'를 주장한 좌파 문인들의 주장을 비판한 그의 발표는 인간의 운명과 생명의 영원성을 내세운 '인간성 옹호'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의 소설은 인간성옹호를 기반으로 해서 세계문학으로 나아간 것이다. 김동리의 문학은 목적을 위해서 인간과 민족을 파괴하는 집단으로부터 인간성 옹호와 민족 및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구경적인 생을 추구한 문학이라는 데서 민족문학, 나아가서 세계문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송민순의 회고록에 나오는 '북한인권결의안'의 기권 결정은 우리의 안보와 '인간성 옹호'라는 차원에서 철저하게 밝혀 책임질 사람은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