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이 발생한지 오랜 시간이 경과하였지만 여전히 지진은 현재 진행형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자연재난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져다주지만 경주의 경우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광산업'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충족시키는데 핵심이 있으며, 그 전제조건으로서 쾌적성, 편리성과 더불어 '안전'에 대한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연적, 사회적 위험이 예상되는 지역들은 관광대상에서 일차적으로 제외될 뿐만 아니라 해당 위험조건이 소멸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영향을 남기게 된다.  경주의 경우 지진발생 이후 급감했던 관광객이 최근 자유여행객을 위주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큰 비중을 차지하였던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의 경우 좀처럼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 경주 관광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각종 행사, 연수 등을 경주에서 개최하고 있으나 그 한계는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주의 관광 산업계는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부터의 '회복'을 위해서 외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으나 과연 이러한 지원이 경주 관광산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지진에 의한 피해를 자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1995년 '한신 대지진'을 비롯하여 2010년 동일본 대지진 등 대규모 지진발생 이후 진행되는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을 수행해 왔다.  한신 대지진 이후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각종 행사와 관광객 수용시설에 대한 투자지원이 이루어졌으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관광시설의 조기재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신규 관광자원의 개발 등에 초점을 둔 지원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수의 회복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 부족으로 인한 신규 시설의 폐쇄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일본 정부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통해 관광산업의 조기회복을 기대하였으나 관광 트렌드가 큰 폭으로 변화하여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관광 수요는 과거와 달리 각 지역의 고유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대규모 시설이 아닌 소규모 시설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하였기에 기존 시설의 재건은 큰 도움이 될 수 없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뒤늦게 기존 복구 및 재건 위주 지원의 한계를 깨닫고 지역 주민의 삶에 기반하고, 지역 공동체를 함양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관광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향성 및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를 통해 볼 때 금번 지진은 경주 관광에 있어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기존의 관광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적용을 위한 기회로 생각하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시설 투자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서 '경주의 삶'과 관광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경주 시민들이 진정으로 생각하는 관광 도시의 모습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과거에 비해 빈발하고 있는 각종 재해로 인한 영향평가를 실시하여 취약 지점이 어디인지를 밝혀냄으로서 '안전한 경주'라는 이미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형 관광시설 뿐만 아니라 소규모 펜션, 민박 등 소규모 시설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재난 발생시 관광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번 지진을 단순한 '재해'로 간주하지 않고, 관광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기회'로 인식하고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를 공동체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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