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과 조선업 침체로 경주와 포항의 관련 산업체가 문을 닫고 실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2014년 이후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지진의 여파로 관광산업까지 직격탄을 맞아 심각한 경제적 수렁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포항철강공단에서 휴업 또는 폐업한 업체는 21곳이다. 이로 말미암아 공단에 있는 업체가 고용한 인원은 지난해보다 800여 명 줄었다.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포항 철강 관련 구직자는 5천5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천300여 명 증가했다. 조선업 협력업체가 밀집한 경주 외동공단에도 구조조정과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경주와 포항 조선업 협력업체 131곳에 올해 5월 근로자 수는 2천87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3천127명보다 7.9%(249명) 줄었다. 수주량도 계속 줄어 내년 초에는 조업중단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주와 포항에는 최근 2년 사이 기업 50여 곳이 도산하거나 구조조정을 해 3천여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이같은 어려움은 빠른 시일 안에 개선되지 않을 듯하다. 앞으로도 울산의 조선산업과 포항의 철강산업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주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조선업 관련 업종 뿐만 아니라 경주의 산업 가운데 가장 큰 축이었던 관광산업의 매출액이 지진 여파로 지난해보다 70% 이상 감소했다. 아직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고 경주를 찾던 관광객들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주와 포항은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이 어려운데 행정과 관련 기관이 나서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서 얼마나 큰 효과를 볼 것인지는 의문이다. 결국은 긴 안목을 가진 체질변화가 절실하다. 넘어지면 쉬어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앞으로의 지역 산업 구조를 확실하게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준비가 필요하다. 이때가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를 일이다. 이상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