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차가워 졌다. 따뜻한 것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은 소방관에게는 부담스런 계절이다. '화재'라는 불청객이 함께 찾아오는 계절이라 그렇다.  큰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서에는 "소화기는 어디에서 구입하는 가요?"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면 되는가요?" 등 화재예방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다. 시간은 화재피해 가정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만 남길 뿐, '안전'은 우리에게서 쉽게 잊혀지는 것 같다. 가정에 소화기 구입을 권유하면 2 만원 남짓의 돈에 인색해 하며 지금까지 없어도 별 일 없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의 안전에 대한 민낯이다.  올해 우리 119에서는 11월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이해 "함께해요 화재예방 행복해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불조심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불조심은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화재신고를 받고 신속히 출동하지만 불법 주정차와 교통량 등에 따라 변수가 많다. 그래서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적절한 대처는 큰 화재로 확산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방차 도착 전 화재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 집집마다 단독 '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고 '소화기'를 비치하자.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가 발생하면 당신을 깨워주고, 소화기는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소방차1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주택기초소방시설'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기초적인 소방시설이 큰 도움이 될까 싶지만 미국의 경우 1977년에 의무화해 사망률이 설치이전과 비교했을 때 40%이상 감소했으며, 일본의 경우 2006년에 주택용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해 주택화재 사망자 감소에 크게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2012년 2월에 관련법령(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개정해 신규주택에 기초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주택에도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우리 119는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에 대해서 소방훈련을 실시하도록 법적 의무화 하고 있다. 그래서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매년 정기적 훈련을 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소방훈련을 해본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집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면 아내와 아이들은 생뚱 맞다고 할 것 같다.  매년 불조심 강조의 달의 시작인 11월 1일을 우리 집에 화재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지 가족끼리 훈련하는 날로 정하자. 이날은 소화기도 점검해보고 사용방법이 궁금하면 우리 동네 119안전센터로 방문해보자. 119안전센터에는 실제 소화기와 같은 물소화기 체험장이 있어 직접 소화기를 분사해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체험이다. 집안 곳곳을 화재 발생 장소로 가정하고 장소마다 알맞은 대처법을 같이 고민해보고 해결책을 찾아내자. 3층 이상의 아파트 경우 베란다에 경량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2016년 2월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량칸막이를 부수고 옆집으로 탈출하여 구사일생으로 일가족 모두 대피한 경우가 있었다.  화재안전을 위한 범정부적 노력으로 최근 5년간 겨울철의 화재발생건수는 연평균 5%감소하였지만, 119에서는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으로 '대형화재 방지와 국민피해 최소화'라는 목표를 설정해 철저한 대비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119는 재난현장에 신속히 도착하여 늦기 전에 국민의 부름에 대답할 것을 평소 도전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완성은 국민 개개인의 도움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정에서의 화재예방을 위한 노력과 작은 실천이 안전한국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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