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깊이를 품고 있는 궁궐을 거닌다. 햇살과 바람은 서두르거나 분주하지도 않다. 햇살의 고운마음들이 잎사귀 위에 일렁이며 투명하게 빛난다. 바람은 빈 몸으로 불어오는 듯 하지만 싱싱한 기운이 실려 있어 상쾌하다. 궁궐 가운데 왕관을 쓴 조각상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비스듬히 누워있다. 궁궐의 주인 인 듯 다양한 조각과 장식들로 보아 화려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어 휴식을 취하고 있어 나도 슬그머니 궁둥이를 디밀어 기대어 보았다. 편안하다. 지도자 즉 리더의 덕목은 무엇일까. 키루수 교육에 나오는 지도자의 덕목은 법에 따른 결정과 다스림, 부하들을 사랑하고 함께 동행 하는 자애로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진취적인 열정, 그리고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는 높은 도덕심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질풍노도의 시간들을 견디며 살아오다 여행을 하며 한 잔의 차를 마시는 여유를 가졌을 때 편안하다. 그러면서 대상을 두고 사물을 자세하게 제대로 볼 수 있을 때 삶은 숙연하다. 어떤 사람은 왕관을 쓴 조각상이 누워있는 것을 보고 왕이 거드름피우며 거만하게 누워서 아랫사람을 내려 본다고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보는 관점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잊고 산다. 나는 유럽을 여행하며 출렁이는 사람의 물결을 보며 무엇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걸어갈까. 가방장사는 가방만 보이고 신발장사는 신발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의원은 의정활동을 쫓아야하고 의정활동은 주민을 향해야한다는 것을 가슴속에 새기며 거리를 걸었다. 가로등이 어디에 달려있고 골목길 보안등의 간격은 우리와 비슷한지, 하수도의 뚜껑이 통행에 불편함을 주는지, 교통신호 체계가 합리적인지. 차도와 인도 그리고 자전거 전용도로의 구성 비율은 어떠한지. 보도블록의 장, 단점이 보이면서 예산 낭비요인이 생길 수 있는지. 박물관 미술관의 아트샵이 흥미롭고, 관광안내판의 크기와 위치에 카메라를 들이 밀어진다. 시티투어 버스위로 부딪치는 가로수가 이상하고 지전분한 거리의 휴지통이 이상하다. 간판과 건물의 규제로 거리가 깨끗하고 건물 벽에 붙은 보안등이 신기하다. 내가 사는 도시와 비교 분석을 하게 된다. 호기심과 열정 속에 이어지는 흥미로운 여정은 신비롭게 감성을 자극했다. 이국 여러 나라의 구석구석을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도록 돌아다니다보니 한 달이란 기간도 금방 지나간 듯하다. 나에게는 달려온 시간만큼 앞으로도 숨 가쁘게 달려가야 할 시간들이 남아있다.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의정활동이란 여행 또한 현실을 마주한 삶의 균형감각을 배워야하고 더 나은 나를 찾아 낯선 상황 속으로 뛰어 들어 가야 한다. 나는 경주시도 도시 설계를 해서 기본구상이 반듯해야 계획도시를 만들어 갈수 있다고 본다. 그것에 맞추어 재정형편에 따라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는 도시건축을 해야 한다. 구시가지는 경주만이 느낄 수 있는 건물 도로 간판 색깔 등을 규제하고 그 안에 하나씩 채우는 도시 환경을 만들어 갈 때 또 다른 천년 문화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본다. 옛날 골목길이 살아나고 옛사람이 걸어갔던 발자취를 느끼는 구시가지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나는 문화행정이 시민들의 생각과 행동에 어떻게 꿈을 부여할 수 있는지, 경제도시가 사회에서 보는 서민경제를 어떻게 반영하여 발전하는 경제 활성화 방안을 구축할 수 있는지 안내 할 수 있기를 고민한다. 문화와 경제가 제대로 어우러졌을 때 시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 같다. 왕관은 화려하지만 그 무게 또한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