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밥 딜런(75)이 마침내 2주간의 침묵을 깨고 "너무 영광스러운 상에 정말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말문이 막혔다"고 뒤늦은 고백을 했다. 그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고도 그가 공식입장을 밝히지도 않고 한림원의 전화도 받지 않고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무례하고 거만하다"는 평가까지 받고, 시중에서는 권력화 된 상에 대한 수상 거부가 아닐까 하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딜런은 그간에 수상 소감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글세요, 나는 바로 여기에 있었는데요" 라며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참, 그의 노래가사처럼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진정한 인 생을 깨닫게 될까/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백사장에 편히 쉴 수 있을까/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많이 휩쓸고 나서야/ 영원한 평화가 찾아오게 될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 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중략) 얼마나 많이 올려다 보아야/진짜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겪어야/타인의 울음소리 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무고한 사람 들이 죽었음을 깨달을 수 있을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어/바람만이  그 답을 알고 있다네 -밥 딜런의 시 '바람에 날려서'   아름다운 시다. 구성과 비유, 표현 방식 등 어떤 누구의 시보다 훌륭한 시다. 스웨덴 한림원은 밥 딜런의 가사를 '귀를 위한 시'라고 했다. 그는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는 평을 듣지만 시인은 아니다. "위대한 미국의 노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표현을 창조해 냈다"며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전업문학가가 아닌, 즉 소설가도 시인도 희곡작가도 아닌, 가수를 선정한 것은 노벨상 115년 역사상 처음있는 파격이다.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미국의 포크 음악과 블루스 음악에 심취했다. 1962년 데뷔 앨범 '밥 딜런'을 냈다. 1963년 발표한 노래 '바람에 날려서'가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이 노래는 미국 민권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널리 불리면서 민권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되기도 했다. 또한 그의 노래들은 베트남 참전을 반대하는 반전 운동가들과 히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고 그는 반체제,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그는 엄청난 독서가이다. 가출해 술집과 카페에서 포크송을 부르며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친구 집과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그는 책에 파묻인다. 이런 엄청난 독서량이 밥 딜런이 시적인 가사를 쓰는데 큰 자양분이 되었다. 그는 한국의 대중 가수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대수, 김민기, 세시봉 친구들, 김광석 등등. 하모니카를 입에 물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가수의 폼이 딜런에게서 시작됐다.  문학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이번 밥 딜런의 노벨상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