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도가 5%로 떨어졌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던 대구·경북에서도 곤두박질 쳤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압권은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순식간에 패러디가 돼 "내가 이러려고 ~~~"라고 풍자되고 있다. 9분 20초의 대국민 담화는 별 효력이 없이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대구·경북지역의 시·도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부분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TK지역의 민심은 급격하게 등을 돌렸고 대학가와 진보 정당·단체 등을 중심으로 연일 대통령 하야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대통령의 하야를 원하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날 의지를 손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와 안보의 위기상황을 거론하면서 국민들을 겁박하는 발언까지 했다. 도대체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현재의 국정 혼란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기도 하다. 국정 공백상태에서 표류하는 경제를 일으켜 세울 콘트롤 타워가 사라져 버렸고 국방과 외교도 당장은 대책이 없다. 중국 어선들에게 경고 사격을 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저처럼 오만하게 반응하고 있어도 대응할만한 주체가 없어 불안하기 그지없다.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해 내세웠지만 국회에서 동의해줄 리 만무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민국 호(號)는 지금 좌표를 잃고 망망대해를 떠다니고 있다. 방향키를 잡을 사람이 없이 둥둥 떠다니는 국가를 국가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쯤 되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 여야 정치인들도 냉정을 되찾고 정국 안정의 길을 열어야 한다. 국민을 볼모로 잡고 권력 게임을 해서는 어느 누구도 인정받지 못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대통령이 이 꼬인 난제를 풀어야 한다.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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