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이 기다려지는 직장, 월요일 아침이 기다려지는 직장이 있었다. 그 팀원들은 같이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들은 매일 서로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들은 가끔씩 주말 아침에도 만났다" 이상한 나라 직장 이야기인가? 현실 조직에 이러한 부서나 팀이 있을 수 있을까? 국내 모그룹 본부의 옛 인력관리부 이야기이다.  그들을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그들 중에 필자의 친구도 있었다. 직장생활이 그렇게 재미있는 까닭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 보자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일이 생기면 다 같이 달려든다. 그래서 낯선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친하다" 라고. 필자도 과거 초년의 직장 시절에 아침이 기다려지고 월요일이 빨리 왔으면 하는 생각을 경험한 적이 있다. 지금 기억에는 당시 열심히 일을 했다기보다 상사·동료들과 친하게 놀며 지냈다는 것 그리고 그 회사 사세(社勢)가 급신장하고 있었다는 것만 남아 있다.  위 그룹 인력관리부의 조직구조는 전통적인 부서 형태였지만 부서운영은 '팀제' 조직처럼 되고 있었다. '팀제'는 그 규모가 크든 작든 과거식 부서장이 '팀장'이 되며 팀장 아래의 결재 체계를 단순화하고 팀장·팀원이 책임을 공유한다. 팀장과 팀원은 공식적 업무뿐만 아니라 비공식적 관계도 밀접히 가지고, 팀원 간 정보 공유와 소통이 긴밀히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그들은 상호학습을 통해 발전을 추구하며 팀장은 결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코치처럼 현장에서 같이 움직이는 운용방식이다. 팀제의 조직 형태나 조직 기동성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업무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구성원 간 '친해지는 방법'에 꼭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요 한 두 건의 사례를 일반화하기도 어려울 수 있으나, 팀이든 전통적 부서든 그 관건은 조직 형태가 아니라 운용체계이다. 관찰된 바는 이러하다.  첫째, '업무와 책임을 공유'하는 것이다. 분업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역할을 분담하면서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공동 대처하는 것이다. 교조적인 분업은 일시적 생산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조직의 감성을 고갈시킬 수가 있다. 이는 리더가 어떻게 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  둘째, 전통적인 가르침 위주의 교육훈련보다 '변화를 이끄는 학습(learening)' 조직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체 차원의 교육보다는 부서별 학습이 중요하다. 책을 읽게 하거나 연구 보고서를 제출·발표하는 방식은 좋은 게 아니다. 바쁜 업무와 겹쳐 자칫 피로와 냉소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고 일상화된 정보의 교환·공유 방식이라야 한다.  셋째, 비공식적·개인적 '친밀 증진'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조직생활에 있어 공·사 구분은 기본이다. 그러나 그 이름으로 정(情)이 희생되면 안 된다. 공무(公務)든 사무(私務)든 삶의 동등한 가치적 과정이다. 공·사 간 이익충돌(conflict of interest)과 같은 것이 문제이지 정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인 것이다. 인간적인 친밀도 조성은 조직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운용은 반드시 전사적(全社的)일 필요가 없다. 부서 단위나 팀별로 시도되는 것이 용이하고 효과적이다. 부서장이나 팀장은 본인과 구성원 간의 공·사 관계뿐만 아니라 구성원 상호 간의, 부서 전체의 업무 흐름과 소통을 항상 살펴야 한다. 이것은 '팀 리더'로서의 역량 문제이다. 팀제 식 운영의 위험성도 상당하다. 팀 내부 갈등에 대한 조정기능 미흡 시 치명적일 수 있고, 다른 팀과의 소통 부족, '팀 이기주의' 등도 우려된다. 그러나 가시 없는 장미, 독성 없는 보약이 어디 있겠는가!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직장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인간관계가 우선되어야 하고 그 위에 업무체계가 짜져야 한다. 여기에 리더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좋은 팀장'의 조건은, 먼저 인간의 가슴으로 인간의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실로 '유머'가 없는 자는 관리자 될 자격이 없다. 그리고 구성원과 수시 소통하되 너무 부지런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팀원이 '주인' 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팀 밖'에 '팀원'을 두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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