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국민 앞의 1·2차 사과는 불충분했지만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을 '인정'하였다. 국민은 국가 중대사가 한 집안의 농간으로 파탄에 이른 것을 보고 분노와 좌절감에 싸여 100만 시민이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하야(下野)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제 엎질러진 물이요, 아무리 대책을 논하여도 십인십색(十人十色)이니, 사태 해결은 장본인인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를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할 때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국민 앞에 솔직히 고백하고 참회함으로써 분노와 좌절감에 빠진 국민의 응어리를 풀어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경제,안보,사회 등 전 분야에서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危機)'에 처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대선에서 예상치 못한,'도날드 트럼프'의 당선과 중국의 지도자인 시진핑의 패권주의(覇權主義)와 일본의 제 2의 제국주의(帝國主義)를 부르짖는 아베 정권과 좌충우돌하는 위험한 러시아의 푸틴 등이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이러한 초강대국 사이에 있는 우리로서는 숨쉴 틈도 없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더욱이 북한의 젊고 무분별한 '김정은'은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우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 행복과 안보를 책임진 대통령이 국내외 정세에 치밀하게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최순실 게이트'마저 터져서 국정(國政)이 완전히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치권은 어떤가? 여,야를 막론하고 '잿밥'에 눈이 어두워 국가 위기를 즐기기나 하듯이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자기네 이익에 유리한 해석을 하면서 국민의 생각은 뒷전이다. 여권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서 싸우기나 하고, 이정현 대표는 수습은 커녕 대통령의 '호위무사(護衛武士)'나 되는 것처럼 대표직을 사퇴할 수 없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집권 여당이라면 국가의 위기에 서로 뭉쳐서 '비상대책회의(非常對策會議)'를 만들어서 함께 논의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혹시나 정권을 빼앗길가봐 전전긍긍하면서 자기네 당파의 이익만 챙기려 하고 있다. 야권 또한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따라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정국 수습책의 대안을 내놓치 못하고 있다. 그러면 국민은 이 위기에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하는가? 대통령으로 인해 국정이 완전히 마비된 행정부, 당 끼리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여 위기 대책 하나 세우지 못하는 국회라면 국민의 대의기구(代議機關)이라고 할 수 있는가? 사법부는 대통령의 눈치나 보아왔기 때문에 국민의 불신을 사고 있으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말마다 '국민, 국민' 하면서 자기네 정파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 세력들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탄핵(彈劾)'이니 '하야'니, '책임총리(責任總理)'를 논해봤자,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국정 파탄을 초래한 대통령이 어떤 조치나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로 국민 앞에 모든 잘못을 털어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6공화국이 시작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뽑은 국민은 그의 '청렴성'과 '여자'로서의 섬세성을 기대하면서 국정을 국민의 기대대로 잘 이끌어 가리라 믿었으나 그 기대에 부응하기는 커녕 자신의 잘못으로 국정을 일대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인사초기 윤창중 대변인 기용의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고집(固執)을 부리면서 국정의 첫 단추부터 잘못채워졌다. '국민과 언론'은 걱정스러이 대통령의 불통(不通)의 인사 스타일을 연일 지적했으나 대통령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자세로 자기 고집을 피웠다. 국민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만 살아서 그런가', '원래 성격이 그런 가' 궁금했는데 이번 사태를 보니, 놀랍게도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한 '최순실'이라는 한 여자가 나왔고 국정을 마음대로 주물렀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한 가정도 가족 구성원이 제 구실을 해야 돌아가는 법인데, 하물며 한 나라를 다스리는 대통령이 한 '여인'의 지시 아래, 두 명의 수석과 청와대 문고리 '삼인방'과 함께 국정을 논했다니 뭐라 더 말하겠는가? 대통령은 6시만 되면 청와대 관저 내부로 들어가고 장관이나 참모들은 서면이나 전화로만 소통(疏通)을 했다하니, 국정이 어떻게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그래서 국민은 청와대가 일련의 사태들에 대한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으니 점점 청와대에 대한 의혹만을 키울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장관들을 향하여 '대면보고(對面 報告)'를 해야만 하겠느냐고 물은 것도 알고 보니, 최순실 일당과 그 졸개들의 작당 때문이 아닌지 국민은 대통령에게 엄중히 묻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서 온갖 정보를 얻으니 다른 보고는 필요가 없었고, 보고를 해도 형식적인 것일 수 밖에 없었다. 광화문에서는 어린 학생들까지 공부를 제쳐두고 '이게 나라냐?'는 피켓을 들고 촛불행진에 참가하면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도 아직도 대통령은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의 발언을 뒤엎으면서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검찰에서의 '조사를 못받겠다'고 하고, 국민이야 촛불시위를 하거나 말거나, 자기 갈 길을 가겠다고 하니, 대통령은 과연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란 말인가? 박 대통령에게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조건 없이 하루 속히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과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고 했는데 대통령이 민심을 거스르고서야 어떻게 처신할 수 있는가? 인간은 천륜과 인륜을 거스르고서는 결코 바르게 살 수 없는 것임을 대통령은 깊이 명심해야 하겠다. 국민들은 하루 살기에도 급급한데 아무런 희망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분노와 절망만 쌓이게 해서야 어떻게 이 난국을 풀 수 있는가?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是認)하고 국민 앞에 어떠한 심판도 받겠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더 이상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현명하게 처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