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은 보물이었다. 소년 간디는 원래 말 수 적고 수줍은 아이였다. 그러나 중학생이던 그는 고기를 먹어 근육이 굵고 힘도 센 친구가 부러웠다. 그래서 어머니 몰래 친구와 어울려 고기를 먹었다. 담배도 피우고 도둑질도 했다. 그러던 소년은 점차 고뇌하기 시작했다. 힌두교에서 엄격히 금하는 살생과 육식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고민하던 끝에 큰 벌을 받기로 각오하고 부모님에게 고백했다.  어머니는 용서하고 아들의 솔직함을 격려하고 칭찬했으며, 병상에 누운 아버지는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아들의 죄지음에 눈물 흘린 것이 아니라 그 '정직'함에 기뻐서 눈물 흘린 것이었다. 여기서 소년 간디는 '정직'의 위력을 깨달았다. '정직'이란 이렇게 감동을 주는 것이구나! 이로써 '정직'과 '용서'는 그 마음의 보물이 되어 후일 위대한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의 리더십 원천이 되었다. 그리하여 불멸의 '비폭력 저항'과 타 종교에 대한 관용주의 실천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정직'은 이른 바 '대박'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있다. 1970년대 초의 일로 기억된다. 제주도에 영업용 택시 기사가 있었는데, 일본인 관광객 한 명이 대절(貸切)하여 며칠간 관광을 시켰다. 당시에는 택시 대절 관광의 경우 기사가 운임과 숙박료·입장료 등 일체의 경비를 선불로 받고 패키지로 가이드까지 해주는 것이 통례였고,  그러면서 외국인들에게는 바가지 씌우기가 일쑤였다. 물론 나중에 돈이 남더라도 돌려주지 않는다. 돈 많은 외국인들은 이를 알더라도 관광지의 속성으로 보고 대체로 넘어가 주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는 관광 일정이 끝나자 선불로 받은 금액 중 총 비용을 계산해서 빼고 나머지는 동전까지 정확히 돌려주었다. 당시로 볼 때 쉬운 일은 아니었고, 그 관광객은 크게 감동하여 그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그 기사는 그냥 인사치레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제주도에서 관광호텔 사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 일본인은 부자였고 그 꿈을 이루게 해 주었다. 간단한 정직 하나로 그 택시 기사는 대박을 거둔 것이다. 이와 유사한 '거스름돈의 정직' 이야기는 아메리카의 영웅 링컨(A. Lincoln) 대통령의 젊은 날에도 있었으나, 링컨 같은 '위대한' 사람에게만 어울리는 스토리는 아닌 모양이다. 정직이 보물이지만 '정직'이냐 '거짓'이냐는 상대적이다. 악의 없는 거짓말도 주변에 숱하게 있어 왔다. 어린 아이에게 "너는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 "너는 본래 충청도 꿀 쟁이 아줌마 아들이다"라고 한 것 등이나 아이 이름을 '돌'이니 '개똥'이니 등으로 부른 것도 모두 건강하고 명 길게 살기를 바란 애정 어린 거짓말들이었다.  사회 일상에서 엄격히 따지면 하루에도 아마 수 백 번은 거짓말 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 사실 '대단하다.' '존경한다.' '사랑한다.' 등의 말들도 대부분 듣기 좋으라고 분위기를 녹이려고 하는 표현일 때가 많다. 이런 일상의 '좋은 거짓말'이야 상대적인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정직'이라 할 수 있고 고지식한 정직에 비할 바 아니다. 역겨운 아첨에만 이르지 않는다면 대인관계나 소통을 보다 원만하게 하는 조미료 역할도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대적 상황'은 우리 삶 속에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세상에 '절대적 상황'도 있는 것이다. 천지의 모습은 원융(圓融)이다. 그래서 상대적 상황이 있고 절대적 상황도 있다. 소년 간디의 용기 있는 일종의 '고해(告解)'나 회계처리의 엄격한 정산 등과 같은 경우를 절대적 상황이라 한다면, '정직'은 이 절대적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며 아주 '결정적인 순간'(moment of truth)에 그 위력을 발휘한다. 천지의 흐름에서 실로 진실 되어야 할 엄중한 순간의 정직은 '보물'인 것이다. '정직'은 위대한 영혼의 요소이다. 위대한 영혼은 고독하다 했던가! 그 고독의 그림자 속에 정직이 있으며 그래서 정직은 항상 '용기'의 뒷받침으로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상대적 상황에서는 상대적 정직이 필요하고 절대적 상황에서는 절대적 정직이 필요한 것이며, 절대적 정직을 위해서는 알불처럼 이글거리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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