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지난 9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소추안에 대한 인용 여부만 남아 있지만 사실상 18년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인생은 막을 내린 셈이다. 왜냐면 헌재의 결정 여부를 떠나 국민과 정치권이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이 준 권력을 되돌려 받아버렸기 때문이다. 탄핵 가결로 특검의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이고 헌재도 국민 절대다수의 바람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탄핵이 이뤄지고 난 후 내각과의 간담회를 가진 대통령의 발언은 여전히 '콩밭두렁에서 낮잠 자다가 깬 들새' 같은 소리를 해댔다. "자신은 잘못이 없으니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겠다. 특검도 나를 털어봐야 먼지 하나 안 나올 것이니 담담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정이 이쯤 되면 진정성 있는 자기반성을 하든지 아니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법이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 정국을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탄핵에 집중했던 여야 국회의원들이 혼란한 사회를 어떻게 추스르고 국민 통합을 이끌어낼 것인지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하기야 이번 탄핵 결정도 국회의원이 내린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혹은 촛불이 이뤄낸 것이니 국회의원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 국민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은 위대하다.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은 최후진국 수준이지만 국민성은 세계 최선진국 수준이라고 감탄을 하고 있다. 200만이 넘은 국민이 모인 집회에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고 그 힘이 거대 부정부패, 무능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렸다는 것에 대해 전 세계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극과 극의 두 집단이 공동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이 기회에 우리 국민은 당당하게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자신이 생겼지 않은가. 대한민국 역사 5천년 가운데 2016년이 저물어 가는 이때 가장 자랑스러운 일을 해낸 것이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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