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학설 가운데 진화론의 하나인 용불용설(用不用說)이란 이론은 생물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많이 사용되는 기관(器官)은 잘 발달되고, 별로 쓰이지 아니하는 기관은 퇴화하여 대(代)를 거듭하면 다른 형태로 바뀌게 된다는 생태학이다. 진화론자 라마르크가 제창한 용불용설(use and disuse theory)은 그의 저서 '동물철학'에서 밝혔다. "어떤 동물의 기관이라도 다른 기관보다 자주 쓰거나 계속해서 쓰게 되면, 그 기관은 점점 강해지고, 또한 더해간다. 따라서 그 기관이 사용된 시간에 따라 특별한 기능을 갖게 된다. 이에 반해서 어떤 기관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차차 그 기관 약해지고 기능도 쇠퇴한다. 뿐만 아니라 그 크기도 작아져 마침내는 거의 없어지고 만다"는 학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새로운 종(種)의 진화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즉 사람을 비롯한 많은 동물에서 볼 수 있는 특수한 형태나 작용을 갖는 기관은 이렇게 하여 생긴 것이며, 또한 퇴화기관으로 알려져 있는 많은 흔적기관도 이렇게 하여 생긴 것이라고 라마르크는 설명하고 있다. 한 예로 사람의 인체 안에 있는 '맹장(盲腸)'이 그 한 보기라 한다. 물론 맹장도 한 기관으로써 쓸모 있겠지만 학자에 따라서는 세월이 갈수록 그 기능이 퇴화되어 무용지물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인체의 오장육부와 그 밖의 지체가 사람의 몸을 형성하고 있지만, 지체의 하나인 팔· 다리는 용불용설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팔· 다리에 장애가 와서 그 기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도 그냥 방치하면 불구가 된다. 요즘은 건강에 대한 관심도 많고, 지식도 많아서 자기 몸에 이상의 신호가 오면 거기에 따른 대비와 대책을 세운다. 일어서서 한, 두발 짝 걷기조차 힘든 몸이라도 꾸준한 인내심으로 걷기에 전념하여 걷기만 하면 아픈 다리에 생기가 생기고 점차 활동의 영역도 좋아지고, 넓어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서 그렇게 활동하여 건강을 회복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고 만난다. 그 학설이 과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많은 심리학자들은 주장한다. 거짓말도 자주하면 요령이 생기고 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범죄에 있어서도 재범이 생기고 많은 전과자가 생긴다. 처마 끝에 떨어지는 낙숫물이 홈을 파듯이 타성에 젖으면 감각 기능을 잃고 무뎌진다는 것이다. '타성(惰性)'은 굳어진 버릇이다. 유태인의 생활규범인 '탈무드'에 보면 "버릇은 처음에는 거미줄처럼 가볍지만, 멀지 않아 밧줄처럼 튼튼해진다"는 말이 있다. 버릇이란 동물적인 의지의 결정이 자연발생적인 움직임으로 둔갑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의사에 의한 스스로의 결정이라는, 인간의 으뜸가는 기능이 모든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래서 심한 표현으로 병은 고칠 수 있지만, 버릇은 못 고친다는 것이다. 이미 '퇴화'에서 '진화'로 옮겼다는 것이다. 약한 시기에 버릇을 고치지 못하면 굳은 다음에는 거의 '불용'이라는 것이다. 요람에서 배운 것을 무덤까지 가져간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사물에는 관성이란 것이 있는데 물체가 외부의 힘을 받지 아니하는 한 정지 또는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먹고, 최악의 횡포는 거듭되는 버릇이라 한다. 그래서 누범자(累犯者)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