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고(忠告)해 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 충고를 가장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가까운 사이에 있는 사람끼리 자주 사용하는 말로써, 남의 허물을 충심(衷心)으로 타이르는 것을 말하지만, 다소 거슬리는 말보다 '조언'이라 하는 것이 더 낫다.  조언(助言·도움말)은 보탬이 되는 말로 거들거나 깨우쳐 준다는 말이 훨씬 부드럽다. 성서 '잠언서'에 보면, "어리석은 사람은 제 잘난 맛에 살고 슬기로운 사람은 충고를 받아들인다"고 했다. 아무리 편한 사이라 하더라도 조언(충고)을 잘 받아야 보람도 있고 효과도 있다. 그러나 낯선 사람에게는 금지해야할 사항이다. 바르게 고치기 위해서 충고의 말을 건넨다 해도 상대방의 반응은 전혀 엉뚱하다. "이봐요, 너나 잘 하세요" 막장에 갇히고 만다. 꿀도 약이라면 쓰듯이, 자기에게 이로운 말은 싫어한다. 올바른 충고는 현자(賢者)에게는 마음 속 깊이 스며들지만, 악한 자의 귀는 스치고 지나갈 뿐이다. 이처럼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피차 서먹서먹하다. 꿀을 상처에 바르면 아프고 쑤시듯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건전한 충고는 부드럽게 위로하지 아니한다면 오히려 불행한 사람들을 분개시킨다. 달콤한 것은 입에 맞고 거슬리지 않으므로 달갑다고 하지만 그것을 약으로 삼는 자가 승리자다. 염증이 생긴 눈이 어두운 것을 좋아하고, 강한 빛을 싫어하듯이 충고는 사실 환영받지 못한 거래인 것은 사실이다. 은근한 의미가 깊이 담긴 우리의 속담에 '기둥을 치면 대들보가 운다'는 간접적으로 넌지시 알아듣도록 말하라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충고를 받지만, 그로 인하여 이득을 보는 것은 현명한 사람뿐이다. 충고는 남이 모르게, 칭찬은 여러 사람 앞에서 하라고 했다. 오랜 일을 경험한 노인의 충고는 겨울 햇빛과 같아서 과열하지 않고 비쳐 준다. 가정에서나 친구 간이나 상대방의 나쁜 점을 일부러 지적하는 것은 정말 삼가 할 일이다. 이왕이면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을, 그리고 희망적인 것을 얘기해 주는 것이 옳은 일이다. 나쁜 상황은 좋은 상황으로 바뀌면 저절로 자취를 감추는 법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나쁜 상태를 충고 받고 애써 고치는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반발심이 생기고 그 나쁜 상태가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일이 많다. 같은 충고면 좋은 점을 말해주고, 그 사람의 결점을 고치도록 하는 것이 서로 기분도 상하지 않으며 더 효과적인 것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비평보다는 선도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현재는 미완성이지만 그 내부에는 많은 가능성을 소유하고 있다. 그 가능성에 불을 켜 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다. 어른들은 변화와 개혁을 싫어한다. 옛 것을 지키며 그대로 유지하길 원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새 것을 좋아하고 창조하고 변혁하고 싶어 하므로 비합법적이고 비사회적이며 비도덕적인 것이 아니면 크게 책망하기보다는 진취적인 조언이 기분 좋은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 속담에도 "소금과 충고는 요구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스페인에서도 "늙은 개가 짖을 때는 반드시 좋은 예찬을 해 주는 것"이라 했다. 사람들 사이에 충고를 해 줄 수 있으나 행위를 줄 수는 없는 것이므로 교양과 덕망이 높은 지식인들의 견해가 바로 경험인 것이다. 우리 속담에 "바른말 하는 사람 귀염 못 받는다"는 남의 잘못을 잘 따지고 바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사교상 호감을 못 준다는 말도 있다. '충고'를 보약(補藥)으로 받아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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