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이야기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산타클로스에 대한 이야기다. 우선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준다는 전설로 일려진 성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아주 친숙하다. 270년 소아시아 지방 리키아의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성 니콜라스는 자선심이 지극히 많았던 사람으로 후에 미라의 대주교가 돼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의 생전의 이런 자선행위에서 유래가 돼 산타클로스 이야기가 생겨난 것이다. 19세기 들어 크리스마스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하는 상상의 인물인 산타클로스가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산타클로스의 복장은 1931년 미국의 해돈 선드블롬이 코카콜라 광고에서 그린 그림에서 처음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 돼야 할 인물은 누가 뭐래도 아기 예수님이다. 그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날이 크리스마스이며 이 날은 인류의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예수 크리스트의 탄생과 생애, 그리고 기독교에서 던지는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의 주인공은 마치 산타클로스인 것처럼 변질됐다는 것이 문제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양말을 걸어두고 잠에 든다. 부모들은 산타클로스로 변신해 빈 양말을 채워주는 것에 동원된다. 당연히 이 행위는 '선(善)'을 독려하기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이 흐려지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성스러운 날에 선물부터 기대하는 잘못된 관습이 생겨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정신적인 차원의 성스러운 날에 선물이라는 물질적 기대를 갖게 하는 어긋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문화의 자의성을 무시하려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타클로스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성탄절이 돼서는 안 된다. 이번 성탄절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탄절은 고요하고 성스럽게 보내야 한다. 술 마시고 파티하고 산타클로스가 야밤을 누비는 성탄절 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