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가 흥부에게 말하기를, "야 이놈아! 형제지간에 니것, 내것이 어디있냐? 니것이 내것이고, 내것이 내것이제" 지금 우리나라에 보수(保守)의 가면을 쓴 자칭 애국자들은 오직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늘 애국(愛國)과 체제안정을 강조하면서, 너희 것은 내 것이로되 내 것은 내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즉 나누자 하면 진보(進步)요 종북(從北)이고, 자기들이 가진 것을 지키는 것은 보수요 애국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켜야 할 것이 많은 사람들은 체제안정과 안보(安保)가 가장 중요할는지 모르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지킬 것도 없다는 사실을 직시(直視)해야 하지 않을까? 사단(事端)의 원인은 가진 사람들의 갑질과 지나친 욕심이지, 가지지 않은 사람들의 횡포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선박(船舶)에 기생(寄生)하여 식량을 훔쳐 먹던 쥐들은 그 선박이 침몰할 기미가 보이면 본능적으로 그 배를 버리고 재빨리 도망간다는 설이 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나라가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도망간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결국 나라를 구한 사람들은 가장 약자(弱者)의 지위에 있던 민초(民草)들이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물론 항상 차별대우를 받아온 사회적 약자들이 유독 애국심이 높아서라기보다는 그들은 더 이상 피신할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논리적일 수도 있다. 사람은 정확히 보아 동기(動機)가 행동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유사시(有事時) 피신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 보다는 도망칠 곳도 없는 사람들이 당연히 애국지수(愛國指數)가 높을 수밖에 없음으로 그에 반해 기득권의 애국심은 위선(僞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정권안보나 권력안보를 국가안보로 포장하는 위선은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체제안정과 경제안정, 질서유지를 볼모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꼼수도 그만 두라고 얘기하고 싶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혼란은 힘없는 민생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 하고, 가장 애국을 강조해온 자들의 반 국가적, 반 사회적 행동이 만든 결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불법(不法)을 말하자면 이런 불법이 어디 있으며, 무질서를 말하자면 이런 무질서가 어디 있는가? 부정 입학을 한 학생은 있어도 입학을 시킨 사람은 없다. 범법(犯法)의 결과는 나와 있는데 범법자는 없다.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만신창이가 되어 있어도 농단한 사람은 없다. 즉 죄는 있는데 죄 지은 자는 없다는 것이다. 냄새 고약한 변(便)은 싸놓았는데 변을 본 사람이 없으니,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고, 물구나무를 선 사람들이 팔을 다리(足)라 우겨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희한한 나라가 되었다. 논리가 무너지면 법은 마술사의 주문(呪文)이 되고, 주문을 잘 외는 마술사는 빈 손에서도 퀸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 어려운 묘기가 아닐 것이다. 법(法)을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리학자(法理學者)들의 기득권인지는 모르지만, 법은 가장 단순하고 보편타당한 상식에 다름 아니라 생각한다. 그리고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 피해가라고 만든 것도 아니라는 말이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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