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문화콘텐츠 시대이다. 최근 음식문화가 소프트파워 시대의 주요 콘텐츠로 떠오르며, 세계 각국은 음식문화를 국가 인지도 확대 및 브랜드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한식을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韓) 문화 진흥', '한식 세계화' 정책 등을 추진해 왔으며, 향후 '한식문화 진흥 법제화'를 통해 제도적으로 한식문화 진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들 역시 지역 음식문화의 관광자원화 및 세계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김치문화의 중심지인 광주광역시,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된 전북 전주시가 대표적 사례이다. 경북은 유교·가야·신라의 3대 문화권 중심지로, 경북 각 종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내림음식은 경북은 물론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정신을 반영한 음식문화자원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수운잡방(안동), 음식디미방(영양), 시의전서(상주) 등 조리서는 그 진정성과 독창성, 인류 공통의 가치관인 공동체 정신을 담은 세계적 문화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경북은 '내림음식'의 가치를 확산시키고,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해왔다. 내림음식 조리서 메뉴 복원, 한옥 숙박과 연계한 음식체험관 설립, 음식 아카데미 운영 등이 그것이다. 내림음식의 산업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했는데, '수운잡방' 내 음식이 신라호텔 한식당 메뉴로 개발되는 등의 성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이 외 도내 종가와 사찰 등 내림음식 중 특색있는 식단메뉴 개발을 위한 '경북 무지개 밥상' 사업, 종가포럼 등 연구사업 지원 등이 추진되었다. 경북은 향후 내림음식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각 지자체와 협력하여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경북과 각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내림음식의 세계화 및 관광자원화에 한계가 있다.  우선 대중들의 내림음식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접근성이다. 그동안 추진된 정책들이 체험관 등 인프라 확충, 조리서 메뉴 복원 등의 연구사업이 중심이 되어왔다. 이는 사업 초기 기본적 인프라와 콘텐츠 확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대중들에게 내림음식을 알리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줄 필요가 있다. 현재 내림음식을 맛보거나 체험하기 위해서는 체험관이 있는 안동, 영양 등의 지역을 미리 예약하고 방문해야 하며, 한번 예약에 적어도 10인 이상이 되어야 체험이 가능하여 가족단위 관광객이 쉽게 접하기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대구, 부산, 서울 등 대도시에서 대중들이 경북 내림음식을 쉽고 저렴하게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KTX 역 등에 내림음식 관련 상품 판매와 체험이 가능한 '안테나숍' 설치, 대도시에서의 음식아카데미 운영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외 메뉴의 현대화와 간편 메뉴 개발, 경북내림음식 인증제 도입 등을 통해 대중들이 내림음식을 쉽고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단순히 음식이 아닌 음식문화를 패키지화해야 한다. 프랑스, 멕시코, 지중해의 음식문화, 우리나라의 '김장문화' 등 '음식'이 아닌 '음식문화'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음식문화에는 식재료, 식기, 인테리어 등 유형 자산은 물론 식재료를 얻는 방식, 조리법, 식사법 등 무형 자산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농수산식품업체, 식기업체, 인테리어업체 등 관련 산업체는 물론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까지 연계할 필요가 있다. 전주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준비하면서 '전주비빔밥 생산자연합회 영농조합 출범'등 관련 산업 네트워크와 함께 식재료 재배단지-전주 모주공장-한식반찬 공장-체험관 등 각 자원들을 연계하여 기행코스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셋째, 무엇보다 경북 내림음식 관련 정책과 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설립이 필요하다. 컨트롤타워의 설립은 '한식문화 세계화를 위해 추진 조직 및 인력양성을 위한 위원회 및 진흥기관의 설치 등에 필요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라는 '한식문화법제화'에서 그 지원근거가 확보될 수 있다.  또한, 효율적 컨트롤 타워의 운영을 위해 안동 신 경북도청사에 '(가칭) 내림음식 진흥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진흥센터에는 내림음식 문화 연구와 체험·전시·판매 기능이 포함되고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도 지역의 내림음식 관련 업체가 전문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 및 기록유산 등재 등 세계화를 위한 유네스코 관련 업무 추진 기능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 경북의 전통문화와 정신을 오롯이 담은 전통 내림음식의 가치를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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