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새누리당원들이 집단 탈당하면서 여당은 원내 제1당의 위치를 잃었다. 그리고 국회는 오랜만에 4당 체제로 돌아섰다. 비박계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개혁의지와 진정한 보수의 면모를 보이지 않고 미래를 지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탈당했다. 이는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시선과 일치한다. 새누리를 탈당하고 개혁보수신당의 창당의 깃발을 든 비박계 의원들은 대한민국을 세우고 세계가 놀라는 발전을 이끌어 온 대한민국의 진정한 보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진짜 보수 세력을 모아 보수의 적통을 이어가며 대한민국에 변화와 희망의 싹을 틔우겠다고 선언했다. 또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 앞에 철저히 반성하지 않고서는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개혁보수신당은 개혁을 열망하는 보수를 대변해 따뜻한 공동체를 실현할 진정한 보수정당의 새로운 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또 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 보수의 진정한 힘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과거지향적이고 사회변화를 거부하며 국민을 외면해 온 구태정치와 완전히 결별하겠다고도 했다. 이들의 새출발에 거는 기대는 크다. 과연 우리의 건강한 보수가 얼마나 제대로 정착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첫 발을 내딛는 이들의 각오는 마음이 든든하다. 그런 탈당인사들에게 친박 세력은 '배신의 정치'라는 대통령의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어떤 이는 '바람난 아내와 동거를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이들의 탈당을 정당화하려 했다. 자신들의 잘못은 아직 시인하지 않은 채 말이다.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하려하는 이들도 완전히 현 시국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뼈를 깎는 반성을 하고 새 출발을 하는 이들에게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직도 탄핵된 대통령의 그늘에 기대 잔류를 택한 친박계 의원과 단체장들의 태도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떨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