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풍천지무화개(無風天地無花開)'라는 말이 있다. 바람 없는 땅에 꽃은 피지 않는다는 말이다. 인간의 역사는 고난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역경을 넘으면서 인류는 발전해 왔다. 그리고 결국 쓰러지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서 갔다. 한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일생을 살면서 무풍지대의 안온함만 느끼며 살아온 사람은 없다. 바람도 불고 눈도 내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도 끼었다가 온몸을 적시는 비도 맞으면서 깊은 철학을 하게 된다.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지난해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자연재해 앞에 속절없이 좌절했다가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하자 대한민국 전체의 어금니가 흔들렸다. 나쁜 벌레들이 어금니를 야금야금 파먹다가 눈 밝은 국민들에게 들통이 나버렸다.  아직은 그 벌레들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번 기회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도 수월치 않았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오던 주력산업들이 안팎의 요인으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관련기업과 상인들이 동반 추락했다. 성장률 2.6%라는 저성장 시대로 진입한 대한민국은 앞으로 특단의 조치가 없이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화(禍)는 쌍으로 온다. 그것은 인간에게 충분한 내구력을 키워주기 위한 조물주의 의도적 배려인지도 모른다. 엄청나게 몰아붙였다가 그 어려움을 극복함으로써 더욱 강해지게 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 겪은 고통과 고난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닭은 원래 날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울타리 밖으로 탈출해 파라다이스에 도착한 영화 '치킨런'의 주인공처럼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시 도약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위대함이다. 처절한 절망은 없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이상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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