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이제 국제도시로의 면모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미 세계문화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와 하이코의 개관으로 경주의 콘텐츠와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지고 있다. 그리고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이미 국제적인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가 아직 국제도시로 흔쾌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행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국제도시로 통하는 도시는 고작 서울과 부산, 인천, 제주 정도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므로 당연한 것이고 나머지 도시는 국제 무역항이거나 관광도시다. 경주가 국제도시로 성장할 의지만 있었다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동안 경주는 시민들의 먹고살기에만 급급했다. 보문관광단지만 열심히 갈고 닦았지 다른 국제적 인프라 확충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경주만큼 매력적인 도시는 흔하지 않다.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이란의 한 교수는 경주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한 적이 있다. 누가 봐도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춘 도시다. 번다하지 않고 품위가 넘치는 도시가 경주다. 이러한 보물을 세계에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외국인이 쉽게 이 도시를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국제 회의시설은 이제 막 갖췄지만 일반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경주를 드나들게 할 만한 시설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경주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영문으로 병기된 간판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곳이 식당인지 어느 곳이 숙소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외국인을 위한 식단 개발도 급한 일이다. 세계 어느 국제도시를 가도 외국인이 쉽게 먹고 즐길 수 있는 배려는 필수다. 세계인이 이목을 집중할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중요한 방안일 수 있다. 경주만 할 수 있는 독보적인 문화행사나 국제행사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경쟁력 있게 내놔야 한다. 경주라는 완성돼 있는 그릇에 어떤 음식을 담느냐는 일만 남았는데 그동안 게을렀다. 새해에는 경주가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드는 해가 돼야 한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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