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좌우할 미국의 트럼프 정권이 출범한다. 그리고 트럼프 정권의 출범은 곧 반글로벌리즘의 확산을 의미한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정부가 올해의 성장률을 2.6%로 설정할 만큼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비상한 시기다. 이뿐만 아니라 탄핵심판과 조기대선이라는 정치일정까지 겹쳐 있어서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해가 될 것이다. 경주는 이러한 거시적 정세에 휘둘릴 위험이 높다. 전체적인 경기가 나빠지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이 경주다. 경제적 환경의 영향에 가장 민감한 것이 관광산업이 근간이 되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들이, 혹은 세계 여행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린다면 경주는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 경기가 호전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 어두운 터널이 길게 이어지면 그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찾아야 한다. 장기적 전략을 마련하기에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그동안 시민들은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 시민들도 지갑을 닫는다. 그럴 경우 경주의 상권은 여지없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주의 상권은 기형적이다. 원도심의 상권은 특색이 없이 뒤엉켜 있다. 신도심의 상권은 소비 일색이다. 전통시장도 경주 원래의 이미지와 동떨어져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관광산업 부흥에도 걸림돌이다. 요즘 여행객들은 그 도시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시장과 도심을 여행하는 것이 트렌드다. 경주는 지금이라도 경주의 관광산업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주먹구구식 땜질 처방이라면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가 되기 힘들다.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세계적인 도시의 예를 본받아야 한다. 그래야 백년대계를 세울 수 있다. 맥없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경기만 탓하며 아쉬워하면 안 된다. 지금처럼 쉬어가는 때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