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하이라이트일 수 있다. 적어도 세월호 7시간과 함께 국민의 가슴에 가장 큰 못을 박은 사건이다.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은 대학 입학이라는 지상 최대의 목표를 두고 밤잠을 쪼개고 체력을 쏟아낸다. 수험생은 그렇다 치고 학부모도 수험생 못지않은 고초를 겪는다. 대학의 정원은 정해져 있고 그 정원 안에 들기 위해 모든 힘을 쏟는다. 정유라가 이화여대를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했다면 한 사람은 정유라 때문에 인생의 큰 변화를 겪은 결과가 된다. 정유라의 부정입학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정유라가 자신의 SNS에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올려 공분을 샀다.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도덕성을 정면으로 반박한 글이다. 이런 사람을 부정입학 시키기 위해 이화여대는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총장과 학장, 입학처장이 이 나라 권력 실세의 딸 하나를 위해 교육비리를 저질렀다. 한 때 잘나가던 소설가인 교수는 대리 시험으로 성적을 '조작'했다. 교육은 이 나라의 근간이다. 백년대계가 무너지면 그 나라의 미래는 없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관련 교육자들이 국회 청문회에 나와 한 연기들이다. 억울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슬픈 눈으로 청문위원들을 바라보며 조목조목 혐의를 부인했다. 이게 교육자의 태도인가. 한 나라 최고 지성의 총장과 학장이 보직 교수가 권력에 아첨했다는 사실은 국민 모두를 허탈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구조적으로 새로운 개혁이 필요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엄청난 부조리가 산재해 있을지도 모른다. 정치과 기업, 교육계의 부패가 도미노처럼 드러나고 있다. 성한 곳이라고는 성실한 국민들뿐이다.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이 나라를 재편해야 할 시기가 왔다. 정직하고 순박한 국민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또 힘들어진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