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권위가 무너지고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 빠진 현재. 우리의 외교는 심각한 구멍을 드러내고 있다. 외교는 글로벌 시대에 국가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외교가 가로막히면 국제적 고립은 물론 경제, 문화 등 사회의 중요한 분야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현재의 국가 경제상황을 보더라도 외교의 공백은 심각하게 드러난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황교안 권한대행체제에서는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류 문화 콘텐츠가 중국 대륙을 뒤덮었던 과거를 생각한다면 지금 중국이 한류문화를 차단하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눈에 띄게 문화적, 경제적 손실을 안고 있다.  또 동대문 시장에서 엄청나게 팔리던 국산 의류가 중국의 관세 조절로 수출이 가로막히면서 영세업자들의 충격도 이만저만 아니다. 명동과 제주를 뒤덮었던 유커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관광업계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아베 일본 총리의 소녀상과 관련된 직격 발언은 한일 외교의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만약 한국 정부가 성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 제제조치에 들어가겠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위안부 문제로 불거진 한일간의 외교적 충돌은 국가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교적인 문제로 단순하게 풀 일은 아니지만 외교라인이 작동하지 않는 현재 시점에서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의 경제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는 미국의 시스템이 한미외교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조마조마하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위치는 급속하게 고립된다. 복구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겪어야 할 국민의 고통은 불 보듯 하다. 누구의 책임인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중국과 미국, 일본이라는 한국에게 가장 영향력이 높은 3개 국가와의 외교를 오락가락하면서 흐트려 놓더니 이제는 수렁에 밀어 넣고 방관하는 처지에 빠졌다.  국가의 존위가 걸려 있는 외교문제의 회복은 지금 우리 국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인다. 헌재가 조속하게 탄핵 여부를 결정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켜야 하는 이유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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