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면모를 가진 조직이라면 사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해당 조직이 갖추고 있는 '공적 작동 시스템'(이하 시스템)에 의해 조직이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조직의 발전과 조직구성원의 보람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 아닐까? 국가라는 거대 조직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요즘 가까운 조직에서부터 국가라는 큰 조직에 이르기까지 공적 작동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참 많이 경험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경험을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많이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시스템' 속에서 구성원들이 소통하면서 조직을 운영하더라도 크고 작은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조직에서는 조직 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문제 발생의 인지 시점이 신속하고 인지 내용의 정확도가 높다. 또,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를 통해 최적의 해결 방안 도출이 대게는 원만하게 이루어질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조직이 갖추고 있는 시스템이 무시되고 특정 개인과 조직의 수장 또는 조직의 핵심 소수간의 '사적 작동 시스템'이 조직 운영에 우선시 되거나, 공적 작동 시스템 위에서 작동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어떨까? 특정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신속, 정확한 문제 파악이 어려워 종합적이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거나, 오히려 문제를 '은폐'하려다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게 된다. 사적 작동 시스템에 의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조직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해당 조직의 발전을 위해 나름 최선을 다해 자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개별 구성원들에게 매우 큰 '자괴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데 더 큰 심각성이 있다. 때문에, 사적 작동 시스템에 의한 조직 운영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으로 '무서운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조직 내에는 나름의 체계가 있다 보니 조직 내 상위 조직과 부속 조직이 존재하게 되고, 이와 같은 조직 내의 위계에서 비롯되는 의견 상충 등의 보이지 않는 간격은 있을 것이다. 발전적 조직은 부속조직에 소속된 개별 구성원들이 해당 부속조직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때로는 자기 개인의 희생을 감내하고라도 자기가 소속된 부속조직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당연시 하고, 이러한 노력들이 모이면 전체조직이 갈등 없이 원만하게 운영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는 조직일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에 의해 조직이 운영되지 않고, 부속조직의 특정 개인과 조직의 수장 또는 조직의 소수 핵심이 특정 부속조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이나 조치를 임의적으로 취하는 것은,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해당 부속조직의 다른 구성원들로 하여금 심각한 허탈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이는 특정 부속조직 뿐 아니라 전체 조직의 발전에도 결코 긍정적일 수 없다.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사적 작동 시스템의 폐단은 최근 국정 농단으로 말썽이 되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사건들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처절하게 확인하고 있는 사실들이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느끼는 처참한 자괴감과 분노는 일부 사적 작동 시스템이 공적 작동 시스템을 무의미하게 만들거나 더 나아가 공적 작동 시스템을 방해하여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우리가 특정 소수를 위해 철저히 희생되어 온 것은 아닌지? 지금까지 바르게 살아오려고 노력한 것들이 소수 누군가가 축적해 온 비정상적 부패에 오히려 도움을 준 것은 아닌지? 라는 허망함을 갖게 하는 생각들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조직이 조직답기 위해서는 조직이 오랜 시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갖춘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어야 마땅하고, 시스템의 운영 과정에서는 수평적?수직적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수평적 불통은 작은 조직 또는 부속 조직의 문제를 야기하고, 수직적 불통은 조직이 갖추고 있는 계통에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또, 수평적 불통과 수직적 불통은 수평적 갈등과 수직적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만약 수평적 불통과 수직적 불통이 동시에 발생하게 되면 더 이상 조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조직을 장악하면 조직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조직을 어떻게 해 보겠다는 과욕이 앞설 수 있다. '절제'가 필요한 순간이다. 이러한 과욕은 공적 작동 시스템에서는 제대로 동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로 사적 작동 시스템에 의존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경계'가 필요한 순간이다. 사적 작동 시스템에서는 능력과 무관하게 나를 도와준 사람을 챙기려는 경향을 갖게 될 것이다. '공정성'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