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이 우리나라 현대화에 어떤 순기능과 역기능을 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가 없다. 다만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전세계 미개발 국가에 새마을 운동의 모델을 전파하는데 급급했다.  그것은 경상북도의 대표 상품이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이 과연 우리나라 현대화에 긍정적인 작용만 했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숙고를 할 필요가 있다. 새마을 운동의 1970년부터 시작된 지역사회 개발사업이다. 그리고 근면, 자조, 협동이 핵심적 슬로건이다. 이를 통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이웃끼리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서 아름답고 살기 좋은 마을을 함께 만들자는 것이다.  또 우리가 오늘 잘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잘사는 마을과 지역, 나아가 화합과 번영의 새 나라를 건설하는데 보다 더 큰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 가치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이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을지 모르나 정신적 황폐화를 부추겼다는 점은 계속 간과돼 왔다. 예컨대 새마을 운동으로 우리나라 전통의 문화와 산하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좁고 아름다운 길은 아스팔트로 바뀌었고 그림같은 초가집과 기와집은 슬레이트 지붕이나 슬라브 집으로 바뀌었다. 전국 어디를 가도 한국적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힘들고 관광도시의 몇 개 남지 않은 고궁과 성곽들이 전부다.  그나마 한국의 가옥과 풍속은 박제화 돼 '민속촌'이라는 개념의 노천 박물관에서나마 찾아볼 수 있다. 생활 환경과 직접 연관이 있는 삶의 방식도 바뀌었고 식생활도 서구화 됐다. 5천년 이어온 민족의 정신적 바탕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새마을 운동이 과연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왔을지 고민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경상북도가 이 새마을 운동을 대한민국의 사회운동 대표 브랜드로 수출하는데 앞장서는 것도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새마을 운동의 창시자인 박정희 대통령과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에서 느닷없이 정부가 바뀌자말자 주요 사업으로 추진한 것은 의심받을 만하다. 새마을 운동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살필 필요가 있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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