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이 제일 즐겨 부르는 '한국가요'의 노랫말 가사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세월'이라고 한다. 세월이라는 말 속에는 흘러가는 시간인 광음(光陰)이 있고, 지내는 형편이나 재미를 가리킨다. 거래에서의 실속이나, 벌이와 세상 사정을 나타내는 곳에 자주 등장한다. 시간이 나이와 같이 세월이 너무 빨리 간다고 하고, 요즘 세월이 괜찮다고 하면서 세상 재미를 말하기도 한다. 이런 판국에 무슨 장사인들 '세월'이 있겠나 하면서 경기가 시원찮음을 투정할 때 쓰기도 한다.또 앉아서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는 좋은 세월이다 할 때 세상 형편이 좋다는 뜻에도 쓰인다. 경로당에서 많이 출제되는 퀴즈 가운데 '최고 오래 살려면 무엇을 많이 먹느냐?'하는 질문에 대다수의 노인네들은 보약이나 건강식품이라고 대답을 한다.하지만 그 정답은 '나이'다. 나이를 많이 먹어야 장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도 시간과 더불어 세월에 속하는 숫자의 합산이다. 연륜(年輪)이 인간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고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구름에 달 가듯이, 흐르는 강물 같이 촌음(寸陰)으로 지나가는 것이 세월이다. 행복한 사람은 시간에 큰 관심이 없지만, 세월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자본금(資本金)이다. 이 자본을 잘 이용한 사람에겐 출세가 있으며, 명예가 있고 승리가 있다. 수많은 성인들의 한결같은 말씀은 '세월은 얻기 어렵고 잃기 쉬우며, 머문 듯 가는 것이어서 결코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고 했다. 그리고 세월 따라 변하는 것이 인간이고 세상인심이다. 결코 세월은 이용하는 자의 의지에 따라 내 편이 되기도 하고 남의 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다 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세월의 본질도 달라진다. 보통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아니하고 원망스러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때 세월 탓으로 많이 언급하지만 '세월이 약'이라 하면서 위안을 삼기도 한다. 어떤 운명을 가지고 사는지는 탐구하지 않고 대부분 사람들이 '세월을 잘못 만났다.'고 푸념한다. 시간도 세월의 한 부분인데 일정하게 정하여진 때요, 흐르는 세월이다. 시간의 발걸음에는 세 가지가 있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간다.그리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는 것이 세월이다. 일반 사람들은 시간을 소비하는데 마음을 쓰고, 재능 있는 사람은 시간을 이용하는데 마음을 쓴다는 것이다. 어떤 철학자는 '시간은 허공을 뚫고 자아(自我)로 날아다니는 날개' 라 했다. 현대인은 시간을 아끼려고 노력하지만, 반면에 자기가 저축한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려고 고심한다.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날을 맞이하기 보다는 실패나 굴욕 없이 하루를 무사히 보내길 더 좋아한다. 시간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삼고 많은 일을 바르게 심판하는 정의로운 자에게는 최선의 구원자요, 영혼의 생명이라 한다. 그래서 세월은 책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치며 거기서 얻는 지식과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라 한다. 시간적 관념에는 두 개의 개념이 있다. 하나는 자연적 시간이요, 다른 하나는 역사적 시간이다. 전자는 과거도 미래도 없는 허무의 흐름이며, 후자는 미래를 가진 유한한 창조적 과정이다. 세월은 언제나 낙화유수.흘러만 가는 것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