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출발 따뜻한 가슴은 인간 동기요인을 인간적으로 '인정'하고 같은 입장에서 '고뇌'하는 데서 생겨난다. 그래서 인사는 먼저 이 따뜻한 가슴으로 사람을 살리고 키우는 것이다. 사람을 살리고 키우는 데 있어 아주 저 비용 고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칭찬'이 제일이다. 부모의 자식 칭찬, 선생의 학생 칭찬, 상사(上司)의 부하 칭찬 등 칭찬의 위력에 관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고래만 춤추게 하는 게 아니다. 설화적 얘기로, 옛날 어느 산골에 언니 동생이 나물 캐러 갔다가 호랑이 새끼를 발견했다. 그녀들은 귀여워서 "와, 이쁘다!"고 소리치며 쓰다듬고 있던 중 어미 호랑이가 알고 나타나자 혼비백산하여 바구니·호미 다 버리고 도망쳐 집으로 돌아왔다. 이튿날 아침 대문 앞에는 그 호랑이가 그들의 바구니·호미를 물어다 놨더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사나운 호랑이 같은 존재도 그 자식이나 칭찬에는 약하다는 것이다. 칭찬의 본질은 사실을 '알아주는 것'이며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칭찬의 기본은 보기 좋은 것을 '보기 좋다'고 '말하는 것', 잘하는 것을 '잘 한다'고 '말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실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칭찬은 아첨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칭찬과 아첨을 비교해 보면, 먼저 개념에서부터 '칭찬'은 '있는 사실에 대한 표현'이지만 '아첨'은 '없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있더라도 사실보다 '과대 포장'해 표현하는 것으로 이는 일종의 '조작(造作)'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 그 동기적인 면에 있어서도 칭찬은 바라는 바가 없으나 아첨은 바라는 바가 있다는 점에서도 서로 다르다. 그런데 칭찬과 아첨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이 둘 다 대부분의 경우 처음에 들을 때는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둘이 혼동되며 아첨이 먹혀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분이 칭찬의 경우에는 처음 그대로 상쾌하지만 아첨의 경우에는 불쾌해진다. 칭찬은 처음에 향긋하고 나중에도 뒷맛이 개운해지나 아첨은 처음에 달다가 나중에는 입맛이 떫어진다. 칭찬이 향차(香茶)라고 한다면 아첨은 탄산음료(炭酸飮料)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칭찬은 몸에 이로운 기운을 상승시키지만 아첨은 해로운 기운을 주입하는 것이다. 한편 주는 자 입장에서 볼 때도 칭찬은 시종일관 기분이 좋지만 아첨은 처음에는 간지럽다가 나중에는 독과 칼이 생기게 된다. 비상시나 전시(戰時)에는 위장된 사랑·관용도 통할 수 있을지 모르나 평시에 하는 위장된 칭찬은 곧 아첨일 뿐이다. 아첨에도 일반적인 아첨이 있고 고차원적인 아첨이 있다. 일반 아첨은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선생은 민족의 등불이십니다' 등과 같이 보통의 직설적인 표현이며, 고등 아첨은 역공(逆功)같은 것이다. 예컨대, 어떤 문제 대학에서 대학총장 퇴진 압박이 심해져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가정하자. 교수회의에서 모두 총장의 퇴진 결단을 건의할 때 그 중 한 교수가 강하게 퇴진 반대론을 제기하며 총장의 흔들림을 나무라기까지 한다면 이는 고등 아첨이 될 수 있다. 총장으로서는 그 교수가 믿음직스러워지며 나중에는 그의 말이면 다 듣게 된다는 것이다. 고등 아첨은 소신있고 진정스러워 보이나 실로 위험한 것이다. 대체로 칭찬에는 청아한 메아리가 있으나 아첨에는 메아리가 없다. 그러나 아첨에도 메아리가 있는 경우가 있으며, 아첨하는 본인 스스로도 진지할 수가 있다. 그러나 칭찬인지 아첨인지는 그 하는 사람의 순간 얼굴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다. 눈만 웃거나 입만 웃는 경우는 순수하지 못하다. 감정에 충실한 자는 이목구비가 항상 함께 반응하는 법이다. 그래서 웃음 중에는 파안대소(破顔大笑)가 최고라는 것이다. 칭찬하는 자와 아첨하는 자의 얼굴에 비치는 웃음의 이면을 분간하는 것이 긴요하다. 칭찬은 사람을 신명나게 한다. 나아가 칭찬은 신(神)도 춤추게 한다. 신을 춤추게 하는 칭찬이 바로 칭송·찬송·찬탄 등의 기도가 아니겠는가. 중요한 것은 실생활 속에서 칭찬의 실천은 그냥 바라만 봐서는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상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칭찬 거리가 없는지를 살펴봐야 보이며 보이면 즉시 칭찬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