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오는 11월에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다. 경주,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을 세계 유수의 국가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의 문화적 저력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없다.  우리 문화의 세계화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동안의 한류는 대부분 K-POP이나 드라마, 음식과 같은 정통 문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아쉬움이 남아 있는데 제대로 된 우리 문화의 원형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이 너무나 천편일률적이어서 보다 적극적인 편성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미진함이 있다.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짐작해 보건데 우리의 전통공연과 마당극, 넌버블퍼포먼스, 태권도와 관련된 행위예술, 한식과 한복을 선보이는 행사 등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베트남이라는 나라는 전통 농경국가라는 점에서 우리 문화와 매우 유사한 점이 많아 우리의 문화예술을 내보였을 때 그다지 변별된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할 것도 예상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 베트남과 인도차이나반도의 여러 국가들은 종교적, 문화적 유사성으로 특별한 아이템이 등장하지 않으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베트남의 호찌민은 베트남의 대표 관광지이지도 않다. 많은 사람들이 호찌민을 통해 베트남으로 입국을 하지만 호찌민 주변에 특별한 문화유산이나 관광지가 없어 버스나 기차를 타고 북으로 향한다. 호찌민에 머무르는 외국 관광객들은 대체적으로 베트남의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머무르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붙잡아 두고 우리의 문화를 내보이는데도 한계가 있다. 당초 엑스포 장소를 호찌민으로 정한 것에서부터 베트남의 현지사정을 살피지 않고 내린 잘못된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금에 와서 없던 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면 호찌민의 도시 사정을 잘 이해하고 그 안에 어떤 콘텐츠를 채워 넣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에 몰두해야 할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전형적인 축제 프로그램을 되풀이 해서는 승산이 없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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