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귀국한 지 열흘이 지나도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자 정치인들과의 접촉 시기를 바짝 앞당기고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설 명절을 앞두고 정치인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뜻을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전만해도 설 연휴까지는 정치인들과의 만남을 갖지 않고 '국민 목소리'를 듣는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반 전 총장 귀국 전날인 11일 "정치인들과 만나는 것이 바람직한 지 모르겠다. 적어도 설 연휴까지는 삶의 현장을 다니며 국민 목소리를 듣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설까지는 정치적 이벤트 등을 하지 않고 민생행보를 하자는 것이 방침"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전국을 순회하며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섰지만 '귀국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는 커녕 턱받이, 생수, 퇴주잔 논란 등 온갖 구설수에 휩싸였다. 다급해진 반 전 총장은 지난 21일부터 당초 예정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현장 방문 일정도 취소하고 주말 내내 정치인들과의 물밑 접촉을 갖기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물론 바른정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만나 대선에 관한 논의를 나눴다. 그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제3지대 인사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과의 만남 일정도 조율중이다. 반 전 총장은 바른정당과 제3지대 인사 외에도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먼저 회동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초선의원들과의 만남을 먼저 제안한 반 전 총장은 23일 이들과 회동을 가졌고, 25일에는 심재철 부의장이 주최하는 초청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왜 정치교체인가'를 주제로 한 간담회는 심 부의장이 "현재 주목받고 있는 대선 후보인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의원들에게 직접 얘기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제안,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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