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트럼프가 취임 후 각 언론사의 사장단을 백악관에 초청해 놓고 "지금 이 자리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정직하지 않은 인간들이 모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자신의 취임 전 공개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비판적으로 보도한 유력 방송사의 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주지 않으며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했다. 역대 미국 정부 중 트럼프처럼 언론과 등을 맞대고 출발하는 정부는 없을 것이다. 언론 스스로도 자성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지만 트럼프의 자세는 거의 '미치광이' 수준이었다. 이 같은 트럼프의 반언론적 행각에 대해 미국의 한 언론인이 트럼프 행정부에 서한문을 보내고 "당신은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됐습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과 미국 언론의 팽팽한 대립은 한편으로 보면 과연 트럼프가 임기를 다 채우고 퇴임할 것인가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렇게 대통령과 삿대질을 하면서 맞설 힘을 가진 언론이 존재한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JTBC 손석희 앵커는 이 서한에 대해서 '언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앵커브리핑을 한 적이 있다. 손 앵커는 "어떻게 보도할 것이지는 언론이 정합니다. 당신의 대변인과 대리인에게 얼마만큼의 방송시간을 쓸지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취재 제한을 좋아할 기자는 없지만 이를 또 하나의 도전으로 즐기려는 기자들은 많습니다. 우리는 세세한 것들을 집요하게 취재할 것입니다. 우리는 신뢰를 되찾을 것이고 정확하게, 겁 없이 보도할 것입니다. 언론은 연대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우리의 언론 환경이 과연 손석희 앵커의 선언처럼 당당하게 제 몫을 차지할 수 있을까? 정해진 질문지를 미리 제출받고 일제의 다른 질문을 통재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그리고 언론의 정당한 취재를 악의적 헐뜯기라고 흥분한 반기문 전 통장을 보면서 이 같은 지도자들의 언론관이 있는 한 우리의 언론이 힘을 가질 길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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