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권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반 전 총장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함에 따라 황 대행은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보수 진영의 지지율 1위 대선주자로 떠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설 연휴 직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황 대행의 지지율은 어느새 10%선을 넘보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다. 아직까지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태인에도 보수층에서는 황 대행을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밀고 있는 셈이다. 세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1011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에 따르면 황 대행의 지지율은 8.3%를 기록, 전체 후보 가운데 5위를 기록했고 여권 후보 중에서는 반 전 총장(13.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알앤써치가 이날 발표한 2월 1주차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전국 성인 1147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9%p) 결과에서는 황 대행이 9.7%를 기록,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5.2%)와 반 전 총장(16.5%)의 뒤를 이어 '빅3'에 올라섰다. 주목할 점은 설 연휴 전 조사까지 포함할 때 황 대행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을 잃은 보수층에서는 황 대행을 대안으로 꼽는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황 대행은 최근 새누리당의 집중적인 러브콜도 받고 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우리 당원도 아닌 황 대행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10% 남짓한 지지율을 받는다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 다시 한번 보수와 우리당을 향해 '대선에 나서서 책임을 한 번 다시 맡아야 한다'는 것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했다"며 공개적으로 구애를 보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같은날 "(황 대행의) 인품이나 여러 가지 그분의 행태로 봐서 훌륭한 분이라고 판정이 되고 있다"며 "만약 그 분이 우리당에 온다고 하면 저희당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러브콜을 보탰다. 이같은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낙마로 보수층의 표가 분산되지 않은 채 황 대행에게 온전히 모여든다면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볼만하다는 게 여권의 계산이다. 결국 황 대행의 결심에 따라 대선판도가 크게 요동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