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씀드릴 때는 연호하지 마시라. 그 연호하는 시간에 한마디라도 더 하는게 낫다."(홍준표 후보) "제 얘기 좀 들어주십시오. 이거 돈 많이 들어가는 연설입니다. 기탁금 3억이나 냈습니다."(김진태 후보)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 선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는 태극기와 빨간색 당 컬러로 가득 물든 현장이었다.  비전대회는 이날 오전11시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참석자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실제 행사는 30분을 훌쩍 넘겨 진행됐다. 비전대회 입장 비표를 받지 못한 지지자들의 항의 목소리로 행사장 정문 앞은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오디토리엄에 들어가지 못한 40~50명의 집회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장외에서 비전대회를 시청했다. 벡스코 주차장에는 각종 단체버스 수십대가 즐비했다. 비전대회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인 위원장이 연설하는 도중 비대위에 항의하는 사람들, 자리 배치에 불만있는 참석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청중 간 싸움이 벌어졌다. 언쟁이 오가는 과정에서 거친 욕설이 터져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비전대회 발표는 사전 추첨을 통해 김진태, 홍준표, 김관용, 이인제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발표 시간은 각 후보당 15분이었다. 당 대선 예비후보 기탁금 1억원, 본경선 기탁금 2억원을 포함해 3억원의 참가비를 치르고 얻어낸 자리였다. 김 후보가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서 무려 21시간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에 들어오셨다. 대통령이 구속되도 괜찮겠습니까. 대통령을 머릿 속에 다 잊고 갈까요?"고 외치자 청중석에서 "안돼요! 안됩니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홍 후보는 태극기를 흔드는 관객을 향해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 지게 작대기도 필요하다. 대동단결 해야한다"며 "태극기 집회 참석하셨던 분들 마음을 다 안다. 전부 한마음이 되어서 정권 만드는데 앞장서자"고 말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세번째로 나온 김관용 후보도 "오늘 비전대회 보니까 시끄러워서 뭐가 결단날 것 같다. 지근하게 말하겠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좌파정권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문재인 후보가 사퇴하면 나도 후보 사퇴하겠다"며 강수를 두었다. 객석 곳곳에서 '김관용! 김관용'을 외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이인제 후보는 "가수 이미자는 노래를 제일 잘해서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며 "그런데 앞의 세분 연설을 들어보니 내가 제일 연설을 잘하는 것 같지 않다.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비전발표가 모두 끝난 뒤에도 벡스코 앞은 태극기를 흔드는 지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후보들이 빠져나가는 정문에는 각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후보 이름을 외쳤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1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었던 첫번째 비전대회 때는 청중들의 거친 태도로 행사 진행에 차질이 있었다. 이날 비전대회는 상대적으로 차분했지만 전체적으로 열띤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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