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끝내 구속돼 경기 의왕시의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권력의 정점을 찍었다가 뇌물 등 13개 혐의로 결국 수감자의 신분으로 추락하며 20년 정치인생도 막을 내리게 됐다.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 자격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가졌지만 40년 지기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인용으로 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 되면서 삼성동 자택에 돌아갈 때만 해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하며 결백과 구속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3번째 구속된 대통령으로 오명을 쓰게 됐다. 이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호 지원과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는 의전도 서울구치소 앞에서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45분께 서울구치소에 도착, 관련 법률에 따라 다른 미결수용자와 같은 수감절차를 밟았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상 ‘신입자’로 분류돼 신분확인 절차와 건강진단 등을 받았다. 소지품도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서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소지할 수 있다’는 관련법에 따라 반납하고, 박 전 대통령의 상징인 올림머리를 하는데 사용됐던 머리핀 등도 반납해야 했다. 이어 수인(囚人)번호가 새겨진 여성미결수가 입는 연두색 수의로 갈아입고 신원확인을 위한 수용기록부 사진도 찍었다. 식사도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한 끼 1400원이 조금 넘는 것으로 하고 직접 설거지를 한 뒤 식기를 반납해야 한다. 서울구치소에는 최순실 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 등 국정농단 사건 연루자 다수가 수감 중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들과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감이 알려지자 경주지역은 “설마 했는데 구속까지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일부 잘못한 게 있다하더라도 받은 게 없는데 구속까지 하는 것은 심하다”는 여론과 “안됐지만 어쩔 수 없다. 법 앞에는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등 반응이 제각각이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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