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구속된 이후 첫 조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2일 "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청 출석조사를 요구했지만, 변호인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의 심리적 준비상황과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구치소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3일 조사를 요구했지만, 변호인 측에서 변론 준비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4일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요구를 모두 받아들여 조사 방법 및 시기 등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검찰 역시 미결수인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를 나올 때부터 청와대 경호가 시작되는 점 등을 고려해 조사 방법 등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4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등 적용된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1일 433억원(실수수액 298억원) 상당 뇌물수수,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 작성 및 집행 주도 과정서 직권남용 등 13가지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다. 이후 신변 정리 등 시간을 주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은 4일 조사를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을 수차례 더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이달 17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이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구치소 내 10.6㎡(3.2평) 넓이 독방에서 사흘째 생활하고 있다. 방 내부에는 접이식 매트리스(담요 포함)와 관물대, TV, 1인용 책상 겸 밥상과 함께 세면대와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수인번호는 503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에는 근무자는 물론 구치소 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함구령인 셈이다. 교정당국 한 관계자는 "거물급 인사가 수감되면 구치소 생활 등 문의가 많이 온다"며 "이런 경우 보안에 상당히 신경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의 경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제한 없이 접견이 가능한데 이를 이용해 검찰 조사 대응 전략을 짜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유영하 변호사는 구속 첫날과 이튿날 박 전 대통령을 찾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여러권의 책과 영치금을 넣어줬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구속될 때까지 제기된 의혹 및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대응 전략이 수감 이후 심경 변화로 뒤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과 특검 조사에 불응한 점이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에 영향을 준 점, 혐의를 부인하면서 증거인멸 우려를 높여 구속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대응 전략을 새롭게 짜지 않겠냐는 것이다. 혐의를 계속 부인하다 재판 과정에서 형이 가중되는 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대응 전략 변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변호인단 대응 전략이 잘못됐다는 반응도 있어, 구속 이후 기존 변호인 교체 등 변호인단을 새롭게 구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감소식이 알려지자 경주지역은 "설마 했는데 구속까지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일부 잘못한 게 있다하더라도 받은 게 없는데 구속까지 하는 것은 심하다"는 여론과 "안됐지만 어쩔 수 없다. 법 앞에는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등 반응이 제각각이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