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21일 당대표 경쟁자인 신상진 의원에게 당대표 말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라고 제안했다. 이에 신 의원은 홍 전 지사에게 서울시장에 도전하라고 맞받아쳤다. 원유철 의원은 홍 전 지사가 당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며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공세를 펼쳤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광주 무등파크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2차 전당대회 호남권 타운홀미팅(지역공개회의)에서 신 의원을 향해 "훌륭한 분이라 굳이 질문할 건 없습니다만, 내년 경기도지사 한 번 나가보실 생각 없느냐"고 말했다. 이에 신 의원은 "그러잖아도 이번에 나오지 말고 내년 도지사에 나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우리 앞날을 모른다"며 "한국당이 12월 안으로 어떻게 될지, 내년 지방선거까지 어디로 어떻게 침몰될지 모른다"고 반박했다. 그는 "도지사에 나온다고 무슨 쓸모가 있겠느냐"며 "전 오로지 희생, 도덕성, 선명성을 갖고 집권여당의 잘못된 좌파 정책에 맞서 우리 당을 뭉치고 화합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그러면서 홍 전 지사를 향해 "우리 당의 자산이고 이번 대선에 고생 많이 했다"며 "그러나 지금 당의 커다란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당이 새로워져야 하고 바뀌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시작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 전 지사의 인지도나 많은 정치적 경륜이 오히려 새 인물론에는 부적합한 처지 아니냐"며 "이번에는 후배에게 양보하시고 내년에 서울시장으로 나오시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자 홍 전 지사는 "성남 중원에서 한국당 국회의원 되기가 정말 어려운 동네인데 그런 곳에서 4선을 했다는 건 참 훌륭하다"면서 "이번 전대를 쭉 지켜보며 신 의원이 당을 끌고 갈 역량이 보인다고 판단되면 제가 사퇴하고 신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신경전을 지켜보던 원유철 의원은 "결국 당대표는 제가 하겠다. 홍 전 지사는 서울시장에 출마하시고 신 의원은 경기도지사에 출마하시라"고 웃으며 말했다. 원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자신은 촌에 있어서 책임이 없다고 발언한 홍 전 지사를 겨냥해 "경남도민이 촌사람들이냐, 취소하라"며 "당대표를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행사 도중 정전이 발생하면서 40여 분간 행사가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국당은 전기 복구 전 행사를 재개했으며, 후보 간 협의 끝에 청년 최고위원 후보 각 3분, 최고위원 후보 각 4분, 당대표 후보 각 5분의 정견 발표 후 당대표만 1분씩 주도권 토론을 하는 걸로 단축 진행했다.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