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5일 오후 2시10분께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 해결과 김장겸 MBC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항의하려 했지만, 별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렸다. 오는 6~7일 러시아 순방길에 오르는 문 대통령이 양국 정상회담 준비 등으로 면담이 어렵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임종석 비서실장 역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면담 불가를 통보하면서 사실상 빈손으로 물러난 것이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면담이 무산된 이후 청와대 영빈관을 나와 "오늘 청와대를 방문한 건 대한민국 5000만 명 국민이 핵 인질에 잡혀있는 안보 불감증 정부, 안보 먹통 정부에 대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며 "전술핵 배치 논의라든지 원자력 핵 잠수함 도입이라든지 한미동맹 관계를 더 강화한다든지 이런 중요 문제를 대통께 말씀드리고 대통령 말을 듣고자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언론·방송 장악 의혹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것이 아니란 얘기를 분명히 말 해주시고, 최근 여러 가지 언론 장악 사태 대한 대통령의 해명을 직접 듣고 저희 말을 전달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비서실로부터 대통령 면담도 어려울 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나오기 어렵다. 정무수석을 만나고 가는 게 어떠냐는 언질을 받았다"며 "김태흠 의원을 비롯해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두 번이나 전달했는데도 비서실장도 나오기 어렵다는 최후통첩을 듣고 영빈관에서 퇴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분수대 앞을 지나는 시민들하고도 (차에서) 내리셔서 인사하고 들어간 대통령이 제1야당 의원 전원이 참석했는데도 불구하고 면담은커녕 비서실장도 면담을 거부하는, '쇼통'의 모습을 청와대서 보여주신 것 아닌가 생각돼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러시아 순방) 일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충분 인식합니다만 한반도 안보정세에 제1야당이 국회까지도 보이콧하며 방문을 했는데 야당 의원들을 설득시키기는커녕 면담조차 하지 않는 건 잘못된 것이라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안보와 방송장악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시고, 이 문제에 대해 안심 시켜줄 대국민 담화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면담을 이루지 못하고 가는 마음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깊이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이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