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한다고 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난항이 예상된다. 산은은 세계 4위의 투자은행(IB)인 리먼을 인수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IB로 도약을 꿈꿨지만 리먼의 파산 신청으로 이는 모두 물거품이 됐다.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도미노처럼 줄줄이 쓰러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산은 민영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산은이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은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면서 “이런 의지는 여러 가지조건이 성립될 때 일어나기 때문에 상당한 인적 자원이나 세밀한 계획을 가지고 진행해야 되는 부분이어서 민영화에 상당히 유보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은 “IB가 세계적으로 도산하고 있는데 산은이 IB를 모델로 민영화하는 것은 재검토해야 하며 새로운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 민영화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해 기업.투자금융 중심의 선도은행 위상을 마련할 것”이라며 “10월 중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하고 산은지주회사와 한국개발펀드(KDF) 설립을 위한 실무 작업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산은은 내년 1~2월 지주회사 전환해 5월께 증시 상장하면서 기관투자가와 일반인을 상대로 공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증시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되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산은은 증시 상장 전에 지분의 10~15%를 해외 투자은행(IB)에 먼저 매각해 해외 시장의 관심을 끌고 몸값을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리먼,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판국에 투자자들을 찾는 일은 더욱 힘들 전망이다. 산은은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발전을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만호 산업은행 경영전략본부장은 최근 한국증권학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최근 국내외 금융불안에 따른 변동폭 확대 등을 활용해 M&A 기회를 포착 하겠다”면서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지방은행과 상호저축은행 등을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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