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에 출석해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께 심려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써 하고 싶은 이야기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바라건데, 역사에서 이번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한 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은 '100억대 뇌물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내놓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은 100억원대 뇌물죄를 비롯해 3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 조성 관련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 혐의 핵심은 뇌물죄다. 이미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주로 결론 내리고 삼성이 대납한 다스 소송 비용 60억원을 뇌물로 판단한 상태다. 이외에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4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대보그룹 관련 불법자금,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 공천헌금 수수, ABC상사 손모(68)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 등이 있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이날 밤 8시 현재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스와 도곡동 땅 등 차명소유 의혹에 대해 "나와 무관하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앞서 "편견없이 조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다스와 도곡동 땅 등 차명 의심 재산은 본인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며 "검찰 조사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식이 아니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에 앞서 한동훈 3차장 등과 면담을 가진 이 전 대통령은 "편견없이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에 한 3차장은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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