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여파가 실물경제로 퍼지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직장인 16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8.8%(805명)가 최근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44.5%)보다는 남성(52.1%)이, 미혼(38.9%)보다는 기혼(54.7%)이, 정규직(47.2%)보다 비정규직(54.6%)의 불안이 더 컸다.
연령별로는 40~50대 중장년층, 학력별로는 대졸이상의 고학력층, 기업형태로는 외국계 및 중소기업보다 중견기업 및 대기업, 업종별로는 유통무역이나 석유화학, 건설 업종, 직종별로는 유통·물류·무역과 서비스 종사자가 불안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감원 불안감이 커진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 경영상태나 실적이 좋지 않아서'(40.7%),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40.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직급, 연령, 고용형태, 결혼 등의 개인 여건이 불리해서'(20.6%), '담당 부서의 사업 여건이나 실적이 좋지 않아서'(11.2%), '주변 회사의 감원 소식'(11.1%) 순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단순히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로 나타날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것.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재직중인 회사가 감원을 하고 있거나,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가’를 물었더니 전체의 42.7%(703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형태별로는 대기업(51.4%), 공기업(48.9%), 중견기업(45.3%), 외국계기업(41.0%), 중소기업(39.5%) 순으로 나타나,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감원 한파가 더 센 모습을 보였다.
직장인들은 감원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직이나 창업에 대한 정보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53.3%)고 전했다.
이밖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자기계발 노력을 하고 있거나(32.3%), 업무 시간이 길어진 점(22.9%), 상사와의 친분을 위한 만남이 잦아진 것(7.0%) 등이 감원 불안감 이후 달라진 모습이라고 답했다.
만약 기업여건이 나빠져 감원과 연봉삭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연봉삭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2.9%였으며 감원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2.3%로 집계됐다. 다만 모르겠다는 의견도 24.8%나 돼 쉽지 않은 선택임을 내비쳤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당장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 재취업이 되지 않아 실직 기간이 장기화될 것에 대한 불안이 더 클 것”이라며 “주변 상황에 지나치게 동요되기 보다는 현재 업무에 충실하면서 장기적인 커리어 설계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