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대회에 참석한 스님과 불자들은 연단에 선 스님들의 연설이 끝나자 '종교편향 반대'와 '종교차별금지법 제정' 등의 구호를 외쳤지만 한편으론 축제 같은 분위기로 결의대회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대회가 시작되기 1시간여 전 부터 삼삼오오 깨끗한 옷차림으로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님들은 각 종단별 법복(의식옷)을 깨끗이 차려입고 연단 바로 아래 좌석에 앉거나 소속 사찰 신도들과 함께 잔디에 앉아 결의대회에 참여했으며 100여명의 여성불교연합합창단은 한복차림으로 구호를 외쳐 관심을 받았다. 각 사찰과 신행단체별 팻말을 앞세우고 타고 온 버스에서 내려 마치 소풍가듯 줄지어 대회장까지 온 불자들은 결의대회가 진행되는 틈틈이 간식과 담소를 나누며 마치 집처럼 편안한 '시위(?)'를 벌였다. 대회장 곳곳에는 각 사찰과 단체들이 마련한 차와 간식을 먹는 장소가 마련됐으며 포교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타지에서 온 참가자들을 안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회는 초등학생 두 명이 '대통령 할아버지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는 시간에 이르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넘쳐 불자들의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불교신자들의 자녀들로 알려진 초등학생들은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다고 했어요. 서울 애들만 사랑하지 말고 지방의 저희들도 사랑해 주세요', '살기 힘들다며 용돈도 전보다 덜 주고 그래요. 엄마 아빠가 살기 편하도록 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읽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회를 앞두고 초비상이 걸렸던 대구지역 경찰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적은(?) 참석자들의 수에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행여나 불상사가 발생할까봐 끝까지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대회장인 두류공원으로 접근하는 각 주요 도로에는 대회 시간이 다 돼 가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뤄 교통경찰과 전·의경들이 혼잡스런 교통을 정리하느라 종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한편 이날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 스님은 지역불자들이 중심이 돼 대회를 진행하라는 이유를 들어 며칠 전 대회 불참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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