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경주교도소 교정위원 박윤자씨(50·여)가 교도소 사람들과의 인연을 처음 시작한 시절 교도관들로부터 듣게 된 이야기다.
박씨는 지난 87년부터 20여년간 15개 교도소를 드나들며 출소 이후 수용자들의 취업과 창업상담을 비롯한 자살예방활동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경주시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실장으로 근무 중인 그녀는 지난 2000년도 포항MBC의 문화대상과 올해 5월 서울신문이 주최한 교정대상에서 자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6월 수형자 정신교육을 마친 후 뇌출혈로 쓰러진 그녀는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 수용자들이 밤낮으로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교도관들의 이야기에 꼭 살아서 수용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특히 그녀는 한때 살인공모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감형을 받아 무기징역으로 수용생활을 하고 있던 수용자 김모씨(36)를 아들로 삼을 만큼 교화활동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녀는 지난 2006년 대전교도소를 방문했을 당시 무기징역으로 수감 중이던 김씨가 부모와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말에 대뜸 “내 아들되겠냐”며 제의했다고 한다.
김씨는 당시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을 포용해 주며 뇌졸중 수술로 짧아진 수명으로 인해 함께 봉사활동을 펼칠 아들이 필요하다는 그녀의 말에 감동해 아들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대전교도소에서 봉사반장으로 수용생활을 하고 있다.
박씨는 “지금도 아들을 보러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대전교도소를 찾아가고 있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전화와 화상전화를 통해 아들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곤한다”고 말했다.
또 “한때 친구와 함께 살인을 했던 아들이 이제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성실한 아들이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박씨의 꾸준한 교화활동을 통해 교도소 내에서 성실함과 봉사정신을 인정받음은 물론 최근 그림과 서예 등 예술 활동에도 전념해 그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