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이면서도 '개혁적' 성향이 공존하는 안동 등 경북북부지역이 민주당을 지칭한 '파란물결'이 심상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도시가 '안동(安東)'이다. 안동은 안동 풍산 류씨, 안동 권씨, 안동 김씨 등 3대 가문이 수백 년 동안 이 일대 여론 조성이나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대추 한 알 먹고 요기한다'는 선비 기질의 권위를 가졌고, '열 끼를 굶어도 내색을 하지 않는다'는 체모가 이해관계에 앞섰던 가치관도 대물림되어 내려왔다. 안동문화원장을 지냈던 류한상 씨는 이런 기질을 가진 안동 사람을 '안동 숙맥'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런 기질은 수백년 동안 이어져 외부 문화는 침투하기조차 어려워 경북에서 조차 '보수의 산실(産室)'이라고 불리었다.
그러나 안동시민사회의 반응은 다르다. 지역언론사 관계자 L씨는 "분명히 '안동기질'은 있다. 국가가
위중할 때는 풍산 류씨 등 지역 명문 가문들이 전 재산을 헌납하면서 나라를 지키는 데 앞장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역과 관련된 중대 현안에서 있어서는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는 '성질'도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 등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성향을 띠면서 진보 정당은 아예 발걸음조차 붙이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번 6·13 지방선거에는 이와 반대 현상이 발생하는 등 민심이반(民心離反) 바람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경북북부권이 심상찮다는 말을 하고 있다.
안동 시민단체 관계자 K씨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특이 사항은 보수에 대한 '거부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여지껏 없었던 일이다"고 말했다.
이 변화 현상을 알 수 있는 것은 안동, 문경, 영주, 봉화, 영양 등에서 전례없이 민주당 단체장 후보들의 출마다. 더욱이 광역 물론 기초 후보까지 선거에 나오는 등 보수 중의 극보수지역인 경북 북부지역에 민주당 색인 '파란 물결'이 일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를 보면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 간 큰 격차는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민주당 중앙당은 안동 등 북부지역에서 당 수뇌부가 총출동하면서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9일 추미애 당 대표는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국론통일이 필요하다"며 '경북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래서 정치권이나 중앙언론, 수도권 등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관심지역을 경북으로 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치평론가 P씨는 "이번 지방선거에 이변은 분명히 '경북'이다. 도지사를 비롯해 민주당 출마자들의 당선 여부를 떠나 경북 '보수성'을 허물었다는 것만 해도 상당한 발전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 배경에는 경북도민들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앞두고 국론(國論)을 통일(統一)해야 한다는 국가관(國家觀)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민주당 측은 경북권에서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등 철저하게 '홀대'를 받았다. 또 민선 6기 동안 경북은 보수정당의 점유물이었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였던 김관용 현 지사가 오중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보다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는 등 민주당 '접근 절대 불가 지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