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의 최고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는 정치활동에서 은퇴할 생각임을 시사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전날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도 이젠 73세다. 정치적인 역할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혀 '국가원수' 지위에서 물러나 종교 지도자로서 역할에 전념할 의향을 표명했다.
달라이 라마는 '고도 자치'를 추구하며 중국과 2002년부터 벌어온 대화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으로 신문은 지적했다.
그가 바로 은퇴하지 않겠으나 이번 발언이 티베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달라이 라마는 지금까지 티베트인들과 회합에서 정치활동으로부터 자발적으로 물러날 뜻을 비쳐왔는데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또한 달라이 라마는 "내 뒤에는 (티베트 불교 서열 3위로 현재 23살인)카르마파 17세가 몇 개의 임무를 승계할 것"이라고 밝혀 후계자 지명으로 받아들일 만한 발언도 했다.
그러나 22일 폐막한 망명 티베트인 대표자 회의에선 달라이 라마에 정치적 역할을 계속 맡아줄 것을 부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망명정부 고위 관계자도 달라이 라마가 바로 은퇴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를 위해선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게 도적적인 책무"라고 강조, 종교 지도자로서 역할을 변함 없이 계속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