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열린 행정사무감사를 마친 가운데, 일부 미진한 부분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집행부를 상대로 날카로운 지적과 방향제시가 돋보인 감사였다는 평가다. 먼저 3선의 서호대 시의원(성건·중부·황오)은 11일 열린 건설과 감사에서 총사업비 240억 원이 투입된 ‘경주 북천 고향의 강' 사업에 대해 지적했다. 서 의원은 “경주시가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총사업비 240억 원을 투입하면서 북천을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도심하천으로 재탄생시켰지만, 정작 하천 둔치에 설치한 인도 3.9km와 자전거도로 6.6km 중 일부 구간이 인도와 자전거도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또 이를 알리는 안내판마저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날 열린 도시디자인과 감사에서 3선의 김동해 시의원(월성·선도·황남)은 “경주시가 지난 2006년 충효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인가하면서 당시 사업시행자에게 무상귀속하기로 한 1233㎡ 상당의 국유지를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아 준공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주시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이 지구 안에 이미 들어선 이안아파트 등 수백세대 아파트 입주민들이 제대로 된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감에서는 초선의원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박광호 시의원(건천·내남·산내·서면)은 지난 10일 열린 기업지원과 감사에서 “경주시는 외투지역 지정에 따른 임대부지 명목으로 S기업에 국·도비 포함 179억 원을 들여 건천읍 용명리 일원 2필지 8만6574㎡를 매입해 50년간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2필지 중 1필지에는 공장을 준공해 운영하고 나머지 1필지는 수년간 유휴부지로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협약 당시 경북도의 의견서에는 ‘고용인원이 322명으로 경주시에는 있을 수 없는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극찬했지만 현재 근무인원은 고작 3~40여 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수광 시의원(황성·현곡)은 지난 10일 열린 문화관광국 동궁원 감사에서 경주시가 경북관광공사 소유의 제2동궁원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지 매입비를 높게 책정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2014년 문화행정 회의록에 따르면 관광공사가 전체 2만5000평 부지를 147억 원에 매각하는 공고를 냈고 시는 147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매매계약을 할 때는 전체 부지 중 5000평을 제외한 2만평을 111억1884만원에 매입하고 5000여평을 추가 매수하는 계약을 했지만, 이를 의회와 협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초선에서 다선의원까지 집행부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진 반면, 일부 의원들은 기대 이하의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제대로 된 준비없이 집행부를 상대로 단편적인 내용을 묻는 수준이하의 질문을 쏟아내는가 하면, 감사내용과 상관없는 의원 개인의 궁금함을 묻는 엉뚱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또 일부 의원은 민원인 전화를 받는다며 감사 중간 자리를 비우는 모습도 수차례 목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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