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蕙園) 신윤복이 1811년에 그린 ‘삼국지연의’의 제갈량과 관련된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 (118.5×43㎝)가 경매에 나온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10일 오후 5시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벌이는 올해 마지막 경매에 부쳐진다.다. 비단에 그린 신윤복의 그림으로는 대작에 속하는 이 작품의 추정가는 4억~5억원이다.
K옥션에 따르면, 고사인물도는 순조 11년 신미년(1811) 조선통신사의 사자관(寫字官)인 피종정이 신윤복에게 부탁해 일본으로 가져간 선물용으로 추정된다.
그림의 상단에는 ‘귀신같은 군사들도 마침내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지금 무슨 분부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 분의 도덕이 매우 높음을 알겠다’라는 내용의 화제가 있다.
피종정이 행서체로 쓴 이 화제는 제갈량과 맹획의 ‘칠종칠금(七縱七擒)’ 고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유비가 죽은 뒤 제갈량은 남만을 정복코자 남만의 장수 맹획을 칠종칠금, 즉 일곱 번 잡았다 일곱 번 풀어주는 방법으로 굴복시켰다. 제갈량이 맹획을 잡고 풀어줄 때마다 맹획은 다시 반란을 일으켰고, 이렇게 일곱번을 잡았다 풀어주는 과정에서 맹획은 완전히 제갈량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이후 사람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뜻으로 칠종칠금 고사가 인용되고 있다. 신윤복의 그림은 당대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한편,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 이우환, 이대원, 앤디 워홀과 근대 동양화 6대가 작품 등 138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