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등 각종 범죄로 인한 불신현상이 주위에서 만연되고 있는 가운데 택배업체 등 배송업체 직원들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택배업체 직원 등을 가장한 절도범죄가 끊이질 않으면서 배송직원들이 고객들에게 때아닌 천덕꾸러기로 취급을 받고 있는 등 배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로 아파트 단지를 위주로 택배 업무를 다루고 있는 전주의 한 택배업체 배송직원인 김모씨(38)는 최근 배송물건을 수취인에게 직접 전달하기까지 평소보다 배 이상이 힘든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김씨는 "요즘 수취인의 집을 방문하면 어느 업체의 직원인지부터 보내는 사람은 누구인지, 물건의 종류는 무엇인지 등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쉽게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향이 많다"면서 "택배 직원인지 확인이 되더라도 상당수 고객들이 경비실에 물건을 맡겨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택배 업체 배송직원인 박모씨(41)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파트 단지에 배송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박씨 역시 최근 들어 택배를 전달할 때는 경비실 인터폰을 통해 수취인에게 신원을 확인 받은 뒤 경비직원과 함께 아파트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자신이 맡고 있는 구역의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경비직원과 함께 방문하지 않으면 아예 문을 열어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최근 전주시내 일부 아파트에서 절도사건 등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민들의 이같은 행동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고객들의 지나친 불신현상으로 인한 사전경계심을 접할 때 그저 마음이 씁쓸할 뿐이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택배업체 직원 김모씨(39) 또한 최근에는 같은 집을 2번씩 방문해야 하는 발품을 팔고 있다.
수취인들이 아예 문을 열어주지도 않을 뿐더러 수취인의 휴대전화나 집 전화를 통해 택배 배송 여부를 밝히더라도 오후 6시∼7시 이후에 배달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택배 수취인 상당수가 집에 있다하더라도 물건을 전달받기를 아예 거부하고 있는 일이 종종 있다"며 "이런 고객들 가운데 일부는 퇴근 시간 가족들이 귀가하는 시간대에 물건 배송을 다시 해달라는 부탁에 어쩔 수 없이 저녁시간 재방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던 전주시 서신동의 한 아파트 경비직원은 "아파트에 도둑이 들었다는 소문이 주민들에게 퍼지면서 주로 택배업체 직원들을 향한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주민들의 우려때문에 아예 주민들에게 배달되는 택배 등은 경비직원들이 직접 전달하고 있을 정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